한진vs3자 동맹 '불꽃 공방'…조현아 경영 복귀 '도마'

3자 동맹 "이사회 참여 불가" 계약서에 명시
한진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나설 수 있어" 반박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3자 동맹이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날카롭게 부딪히는 모양새다.

◇ 조현아 경영 복귀 가능성은?

핵심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다.

3자 동맹의 한 축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강성부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 "계약 내용에 주주들(3자 동맹)이 이사회에 나가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못박았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동맹이 주주연합 계약을 맺으며 이사회 진출을 통한 경영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임과 횡령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지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이사에 오를 수 없도록 하는 '이사의 자격 기준 강화' 요건도 정관에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이 같은 KCGI의 주장에 빈틈을 공략했다.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만 커졌다고 맞대응 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3자 동맹이)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 전 부사장이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계약서 상 '이사회 진출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더라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열려있다는 지적이다.

또 조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땅콩회항 사건)과 관세법(명품 밀수 혐의), 출입국관리법(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KCGI가 말하는 이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측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꼼수"라며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 "조원태 물러나라"…전문경영인 도입?

KCGI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2014년 이후 누적적자가 1조 7414억원이고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861.9%인 점을 비판하며 "경영실패"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조원태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야 하고, 3자 동맹 측에서 내세운 사내‧외이사 후보로 이사회를 꾸리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한진그룹은 "견강부회(牽强附會)식으로 현 경영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의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홍콩사태 △코로나19 등 항공 수요의 악재가 잇따르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난해 국내 항공사가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은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고 맞섰다. 그 배경은 조원태 회장이 추진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에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항공산업은 항공기 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다른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리스를 부채에 반영하는 회계기준의 변경과 환율 상승에 따른 것 일뿐 오히려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순차입금은 수천억원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3자 동맹이 내세운 사내‧외이사 후보도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의 항공 운송‧물류 경험이 없고,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 회사인 '스카이웍스(Skyworks)' 대표이사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KCGI가 한진그룹의 경영실패 사례로 언급한 '한진해운'의 경우, 금융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다가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모펀드, 먹튀가 될 것인가?

KCGI는 오너와 지분 경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식을 매각해 큰 수익을 남기는 '먹튀' 가능성을 일축했다.

강성부 대표는 "저희 펀드의 만기는 메인이 10년이고 최대 14년"이라며 "이렇게 길게 한 것은 장기투자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펀더멘털을 개선해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정당한 이익을 얻겠다는 투자철학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행동주의 펀드처럼 과도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적 없다"면서 "단기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는 아예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한진그룹은 3자 동맹을 '투기세력'이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이미 많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자본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의 권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먹튀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시세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라고 날을 세웠다.

한진그룹은 이어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과 기업의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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