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태호, 면접서도 험지 요구받자 '배수의 진'

통합당 공천 면접장에 몰린 대선주자급
TK 연기됐지만 황교안 등 서울지역 진행
황교안 측, 홍준표 유세일정 방문 '거절'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신청자 면접에 참석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사진=윤창원 기자)
20일 미래통합당 공천 면접장에는 대선주자급 예비후보가 몰렸다. 전략지역 배치 요구를 받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출마 지역 고수를 호소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 마련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장에서 20분 동안 단독 면접을 본 뒤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만나 면접장에서 오간 대화를 전했다.

홍 전 대표는 면접 중 수도권 출마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공관위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권유했는데 (내가)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했으면 되지 않았느냐"며 "내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번에는 양산 지역에 가서 PK 선거를 해보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송파와 동대문 등지에서 4선을 역임한 바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는 "컷오프를 두 번 당할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밀양에서 컷오프를 당했다. 양산에서 당하면 두 번째"라고 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서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2022년 대통령 선거까지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양산으로 가려는 이유는 2022년 정권 교체에 있어서 PK의 역할이 최고로 중요하다"며 "PK의 중심이 이번 양산 대전"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PK 출마와 압승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호남이 전라남북도를 합치면 광주까지 450만명, TK(대구‧경북)가 500만명, PK가 840만명"이라며 "PK에서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든 간에 60% 이상을 얻어야(득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 다음 순서로 면접을 치른 김태호 전 지사 역시 현재 지역(경남 산청·함양·합천·거창)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기자들을 만난 김 전 지사는 "공관위원 중 '김태호는 그동안 도전적이었고 당이 어려울 때 기꺼이 수용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신 분이 있다"면서도 "현재 지역구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김형오 위원장이나 다른 위원 사이에서도 그런 요구가 나왔냐는 질문에는 "좀 더 숙고해주길 바란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냐고 묻자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공관위 결정에 따라 제 입장도 그때 가서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관위는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대구 지역 면접심사를 다음 날로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지역 확산 대응을 이유로 들었으나 해당 지역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내놓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다만 공천에 추가 신청한 일부 서울지역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은 이어졌다.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표도 이날 오전 면접장을 찾았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서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종로는 정치 1번지이자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최전선"이라며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이기겠다. 그 출발점이 종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황 대표 선거 유세에 홍 전 대표가 직접 방문하려 했으나 황 대표 측 거절로 성사되지 않았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차후에 다시 통보를 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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