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용 부담에 가격 인상 요인이 쌓여가지만 오히려 가격을 내리고 양을 늘리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이 같은 노력을 벌여온 오리온을 비롯해 최근 들어 식품 및 요식업계가 가격 인하 및 증량 마케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달 초코바 '자유시간'의 크기와 무게를 늘린 신제품 '자유시간 빅(Big)'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중량은 2배 가까이(36g→64g) 늘린 반면 가격은 50%만 오른 1천500원으로 정했다.
중량 대 가격 비를 따지면 실질적으로 가격이 15% 상당 내린 꼴이라고 해태제과는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창사 25주년을 맞아 인기 제품 '치즐링'의 맛을 새롭게 해 재출시하면서 가격을 인하했다.
이에 따라 '치즐링' 가격은 1만9천원에서 1만6천500원으로 낮아졌다.
주류업계에서는 술의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제를 기초로 한 개정 주세법이 시행되면서 가격 경쟁이 불붙었다.
국내 맥주 업계에는 개정 주세법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고, 롯데주류가 새해 들어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의 출고가를 인하하며 가격 경쟁을 본격화했다.
오리온은 2014년 시작한 '착한 포장 프로젝트'로 이런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6년간 '초코파이', '포카칩'을 비롯해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눈을감자', '더자일리톨', '치킨팝' 등 17개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증량했다.
제품 부피에 비해 내용물이 적다는 이른바 '질소 과자' 논란에 따라 생산 공정을 개선해 제품의 빈 공간을 줄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질적인 소비자 이익 증대는 물론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어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지만 과도한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줄이고 공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 가격을 낮춘다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좋지 않은 경기 흐름 속에서 이 같은 노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