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변호사는 19일 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추천신청 추가 모집에 서울 강서갑으로 공천 신청을 접수했다.
이제 공은 당 공천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공관위에서 경선에 붙일 경우, 강서갑 현역 의원인 금태섭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된다.
김 변호사는 본격적으로 금 의원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는 "금태섭 의원님, 너무 비겁하다. 현역 의원이 왜 권리당원 하나 없는 청년의 도전을 두려워하느냐"며 "비겁하게 '조국수호' 프레임 뒤에 숨지 마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변호사는 이제 사실상 금 의원을 상대로 한 '자객'이나 다름 없는 역할이 됐다.
김 변호사가 금 의원을 표적으로 삼은 배경에 대해서는 먼저 강서갑에 친문 성향 열성 당원들이 많은 점과 연관이 있다.
이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온 금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얘기가 많다.
김 변호사가 금 의원과 척을 지고 있는 친문 성향 당원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별다른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김 변호사라도 빠른 시간 내에 금 의원과 맞설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된다.
정봉주 전 의원이 강서갑에 출마하려 했던 이유도 금 의원과 당원들 간 갈등이 주요 배경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변호사도 지난 1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서 주민들의 출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 당 내부에서도 금 의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부분 역시 김 변호사의 출마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패스트트랙 국면 당시 금 의원이 끝내 공수처 설치법에 기권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섭섭해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해찬 대표부터 이인영 원내대표까지 금 의원 설득에 최선을 다했었다"며 "그런데도 기권표를 던진 것은 현역 의원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변호사의 출마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가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민주당 현역 의원이 모두 속해 있는 채팅방에서 한 의원이 "조국 관련 상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정서와 어긋나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당 지도부의 빠른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당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 출마를 결심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결정해 '셀프 자객'을 자처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 변호사와 금 의원 간의 대결이 '친(親) 조국 vs 반(反) 조국'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측면에서 민주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 당은 조국 정국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었다. 그때 이후로 조금씩 조금씩 상황을 추슬러 왔다"며 "이제와서 또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다면, 당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