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기쁨 이어가려면"…'스크린 독과점' 개혁 물꼬 트나

영진위원 일동 '영화산업 경제민주화 제도 요청문' 발표
"21대 총선 공약 반영해 달라 정당·국회에 전달할 예정"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국제영화상·감독상·작품상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온 국민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 기쁨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 영화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위원들이 19일 차기 국회에서 추진해야 할 '영화산업 경제민주화 제도 마련 요청문'을 발표했다.


영진위원 9인 일동은 "총선을 준비하는 여러 정당과 국회에 이 요청문을 보내 공약에 반영해 달라고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요청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설치 제도화와 재정적 지원책 마련 △스크린(상영회차) 상한제 도입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 등으로 인한 불공정성 문제 해소 △영화발전기금 부과 기간 연장 추진이 그 면면이다.

영진위원들은 해당 요청문에서 "한두 편 영화에 대한 상영기회 몰아주기가 가능한 것은 전체 스크린의 97.2%를 3개 회사가 집중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형식적으로는 배급사가 따로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시장지배적인 영화관 기업들이 영화 배급까지 좌우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간 한국영화는 정부와 국회의 많은 노력에 힘입어 영화 표현의 자유 확보, 영화발전기금 조성, 영화현장 노동조건 개선 등 성과를 거두며 발전해 왔다"면서도 "한국의 영화산업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경제활동에서의 불공정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제도개선 요청은 이런 불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화산업 경제민주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한국영화를 둘러싼 산업구조적 문제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를 안고 있는 영화계로서는 보다 적극적인 국회의 역할을 요청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영진위원 일동은 "새로운 국회의 관심과 역할에 힘입어 한국영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영화정책이 마련되고, 더 나아가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등장할 수 있는 바람직한 영화 생태계가 반드시 형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