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과 검정 잊지 않았다” 상암벌에 돌아온 ‘아들’의 고백

2016년을 끝으로 서울을 떠났던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노는 4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왔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비록 내 몸은 서울에 없었지만 항상 ‘빨강’과 ‘검정’을 잊지 않고 있었다”

K리그1 FC서울은 지난 4일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아드리아노의 영입 소식을 공개했다.

2015년과 2016년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위를 휘저었던 바로 그 아드리아노다. 당시 엄청난 맹활약에 서울 팬은 최용수 감독의 ‘아들’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아드리아노를 특히 더 아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에 이어 아드리아노도 중국 무대로 떠났고, 이후 아드리아노는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와 ‘적’으로 만나야 했다. 서울 팬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운 복귀였다.

상황이 달라진 건 아드리아노가 지난 시즌 도중 부상으로 전북과 계약을 해지하고 브라질에서 치료에 전념하며 자유의 몸이 된 덕분이다.

서울과 최용수 감독은 과거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던 아드리아노를 면밀하게 살핀 결과 2020시즌을 함께 하기로 했다. 20대 후반의 전성기를 달렸던 아드리아노는 어느새 30대 중반을 앞둔 베테랑이 됐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히 K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아드리아노는 선수단 공식 일정 외에도 개별 훈련을 자청할 정도로 성실한 선수로 돌아왔다. 서울이 기대하는 바로 그 모습이다.

어렵게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은 아드리아노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에 교체 출전하며 ‘아들의 복귀’를 알렸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5229명의 서울 팬은 큰 박수와 환호로 후반 26분에 그라운드를 밟은 아드리아노를 환영했다. 유니폼도, 함께 뛰었던 동료도 많이 바뀌었지만 특유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그대로였다.

경기 후 만난 아드리아노는 “4년 만에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 나를 반겨주는 팬 앞에 설 수 있어 기뻤다”면서 “팬들이 나를 반겨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기쁘고 감사했다”고 활짝 웃었다.

아드리아노는 서울을 떠나있던 지난 3년을 두고 “비록 내 몸은 서울에 없었지만 항상 ‘빨강’과 ‘검정’을 잊지 않고 있었다”면서 “언제나 서울이라는 팀에 함께 했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이어 “8개월 동안 쉬었기 때문에 100% 완벽한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상의 몸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음 경기는 오늘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나는 골을 넣어야 하는 공격수다. 오직 골을 넣지 못하는 것만 걱정할 뿐”이라고 굳은 각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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