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마라톤재단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마라톤 참가 신청자 4만명 중 일반인 3만8000여명의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또 각국 대표선수 200여명 정도만 출전시키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당초 재단 측은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일본 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병원 내 감염' 의심이 불거지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거듭하자 재단 측은 일반인 참가 대폭 축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재단 측이 참가비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참가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일본 국내 선수의 참가비는 1만 6200엔(약 17만원), 해외 선수의 경우 1만 8200엔(약 20만원) 정도다.
재단 측은 "지진 등 천재지변에 따른 취소 사태를 대비해 보험을 들었지만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단된 경우는 보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참가 신청이 취소된 경우 내년 대회 출전 자격이 부여되지만 참가비를 또 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은 대회 참가를 위한 참가비 뿐만 아니라 항공·숙박료 등 이미 예약한 금액이 적지 않아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등록비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중국인들에게는 내년도 출전자격을 우선 제공한다는 재단 측의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디(callli***)는 "규정 때문에 등록비를 환불해주지 않는다면서 중국 거주자만 내년 마라톤 참가비 면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국적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들에게 공평하게 내년 참가비를 면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Yuki*****)은 "1만엔이 넘는 돈을 환불해주지 않는 재단 측을 이해할 수 없다. 마라톤 참가를 신청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재단 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날려버린 금전적 손실이 막대하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마라톤 대회가 축소하자 외신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일본 당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
지난 13일 일본을 찾은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비해 어떤 조처를 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요시로 일본 전 총리는 "도쿄 올림픽 중단이나 연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냉정하게 대응할 것"라고 답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WHO의 권한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