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미래통합당…TK-PK 물갈이 초읽기

미래통합 공관위 영남권 심사 착수…오늘 PK, 내일 TK
강남 3구, 영남권 3선 이상 중진 컷오프 사정권
면접 후 '칼바람' 예상, 홍준표‧김태호 결정
경쟁 치열한 영남, 인재 태부족 수도권…퍼즐 맞추기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 김영환, 원희룡, 이준석, 김원성 최고위원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기자)
범보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통합당)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가운데,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영남권 물갈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장 18일~19일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공천 신청자 면접에 나선다.

신호를 감지한 정갑윤, 유기준 의원 등 PK 의원들의 불출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박인순 의원이 불출마 신호탄을 쏜 상태다. 공관위 입장에선 운신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는 평가다.

강남 3구와 영남권 3선 이상 중진을 일단 물갈이 사정권에 들어간 상태다. 이와 함께 공관위에선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을 조율하고 있다. 총선 핵심 전략인 '한강 벨트'를 형성할 '장수'가 부족하다는 고민도 읽힌다.

◇김형오 공관위 영남권 면접 착수…'칼바람' 예고

통합당 공관위는 18~19일에는 PK, 19~20일에는 TK 공천 신청자 면접에 착수한다. 통합당이 출범한 상황에서 합당 이전 한국당 틀을 그대로 유지한 '김형오 공관위'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도로 새누리당' 방지라는 임무를 위해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김형오 위원장은 "TK에 눈물의 칼을 휘두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수치상으론 50% 이상 물갈이가 예상된다. TK와 함께 영남권인 PK와, 수도권의 보수텃밭인 강남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으론 영남권 3선 이상 중진과 강남 3구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강남 3구에는 ▲이은재(강남구병, 재선) ▲박성중(서초구을, 초선) 의원, 영남권 3선 이상 중진에는 ▲이주영(창원시마산합포구, 5선) ▲김재경(진주시을, 4선)(이상 경남) ▲조경태(사하구을, 4선), 이진복(동래구, 3선), 유재중(부산 수영구, 3선)(이상 부산) ▲주호영(수성구을, 4선)(이상 대구) ▲김광림(안동시, 3선), 김재원(군위군의성군청송군, 3선), 강석호(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3선)(이상 경북) 의원 등이 있다.

면접을 앞두고 불안감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주호영 의원은 17일 YTN라디오에서 "농담으로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있는지 만져본다고도 이야기 한다"며 "TK는 보수의 본산이네, 심장이네 얘기하고 물갈이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 불만이 많다"라고 말했다.

공관위에서는 지역 여론조사와 함께 전임 원내대표들의 평가 내용, 2018년 6‧13 지방선거 성적표까지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일전을 벼르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과 영남권의 불출마 행렬을 보고 공관위에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박인숙 의원(재선·송파갑)이 강남 3구 현역 중 첫 불출마를 선언했고, 17일에는 정갑윤(울산 중구‧5선), 유기준 의원(4선·부산 서구동구)이 불출마를 던졌다. 공관위의 기류를 미리 감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써 통합당의 불출마 의원은 총 18명(PK 9명, TK 2명, 수도권 4명, 비례 3명)이 됐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불출마로 공관위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며 "힘든 결단을 높이 평가해주고 싶고, 영남권 면접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면접 심사를 마치면 '칼바람'이 예상된다. 이즈음에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 지역도 발표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양산을', 김 전 지사는 "고향 분들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퍼즐 맞추기' 관건…'장수' 부족 고민

나경원 국회의원(왼쪽)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물갈이와 함께 병행되는 것은 수도권 퍼즐 맞추기다. 특히 서울을 공략하는 '한강 벨트' 구성이 최우선 과제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서울 49개 지역구 중 12개 지역구를 얻는 참패를 당했다.

공관위는 우선 서울 지역에서 나경원 의원(4선·동작을), 오세훈 전 서울시장(광진을), 허용범 전 국회도서관장(동대문갑)의 공천을 확정한 상태다.

종로에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은 나 의원을 서부권에, 오 전 시장은 동부권에 배치한 모습이다. 허 전 관장은 동대문갑에서 19대, 20대 총선을 누빈 바닥 민심으로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을 꺾으라는 임무를 받았다.

민주당 텃밭인 '구로 벨트'를 끊을 자객으로는 3선 김용태 의원(양천을)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험지 출마'를 선언하며 거취를 당에 위임했다. 강남갑 지역구를 내놓고 역시 험지 도전을 선언한 이종구 의원(3선)은 강동, 강서 민주당 현역 지역구가 언급되고 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세종 출마론이 지펴졌으나, 서울 차출론도 여전하다.

공관위에서는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텃밭인 영남권에 넘쳐나는 인력풀에 비해, 수도권에선 '장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공관위원은 "서울 등 수도권 조율이 가장 과제"이라며 "최상의 조합을, 가장 효과를 극대화해, 패키지로 발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영입 인사의 경우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강남 지역 출마가 거론된다. 통합당에서 '중도'를 내세우는 옛 안철수계 인사들의 서울 출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서울 송파병에, 정찬택 전 바른미래당 조직위원장은 영등포갑에 도전장을 던졌다.

결국 '텃밭'인 영남권 물갈이와 '험지'인 수도권 전략 배치가 총선 승리를 좌우할 양대 축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합당이 출범한 뒤, 텃밭에 불출마가 이어지는 흐름 자체가 괜찮은 상황"이라며 "나머지 키는 공관위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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