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출범식에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원희룡 제주지사, 전진당 이언주 전 대표, 새로운보수당 유의동 전 책임대표 등 각 당 지도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전주혜 전 조강특위 위원, 김진홍 목사 등 500여명의 당원 및 외부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총선을 58일 앞두고 이뤄진 보수통합은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보수진영이 분열된 이후 약 3년 만이다.
미래통합당의 수장을 맡은 황 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진영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큰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달라는 국민들의 강력한 외침이 미래통합당의 출발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통합을 추진한지) 104일이 지났다"며 "'100일의 기적'은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다. 좌파들은 처음엔 '(통합 시도에 대해) 그러다 말겠지'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우리는 예상을 뒤집고 보란 듯이 통합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 자신이 지난해 11월 초 보수통합추진위원회 구성 의지를 발표하면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당시 바른미래당 소속) 측에 통합을 제안한 후 약 100일 만에 통합의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한 셈이다.
새보수당 유 전 책임대표도 이 자리에서 "개혁 보수를 세우고 싶어서 찬바람과 된서리를 마다 않고 3년 간 뛰는 동안, 대한민국이 시름시름 앓는 소리를 들었다"며 "작동하지 않는 법치주의와 안보불안 등 현실 앞에서 작은 차이를 극복해야 했고, 통합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2017년 1월 새누리당을 탈당 후 바른정당 창당과 2018년 초 바른미래당으로 합당, 올해 초 새보수당 창당에 이르기까지 소회를 밝힌 유 의원이 축사를 마치고 연단 아래로 내려오자, 황 대표는 두 팔을 벌려 유 의원을 안으며 격려했다.
전진당 이 전 대표는 "국회와 광화문 그리고 지역 곳곳에서 함께 싸워온 우리는 오늘로서 하나가 됐다"며 "그동안 통합을 위해 헌신한 박형준 통추위원장과 황 대표, 유 의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통합당 상징색은 연한 분홍색인 '해피 핑크'로 정했다고 김찬형 본부장은 밝혔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유전자(DNA)로 피 한 방울이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에 떨어지면서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색깔이 됐다는 설명이다.
로고는 국민 행복과 희망을 가슴으로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했고, 상징 표어는 '하나 된 자유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했다.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 자유통일당 등 일부 태극기세력 중심 세력을 제외하고 보수진영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양자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현역의원이 한국당 105석,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 등 113석으로 원내 2당인 미래통합당은 1당인 민주당(129석)과 불과 10여석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각에선 여전히 과제가 산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속도전을 펼쳐 물리적 통합엔 성공했지만,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진 상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새보수당 유 전 보수재건위원장이 이날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 또한 이를 방증하는 사례라는 것이다.
통합당은 이날 출범과 함께 기존 한국당 최고위원(8명)에 원 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전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전진당 김원성 전 최고위원 등 4명을 추가해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당 지도부는 외부 인사를 추가해 변화를 줬지만, 공천관위원회는 한국당 측이 김형오 체제를 고수하면서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의 연대도 변수다. 제3지대 세력 확장을 도모하는 안 위원장을 설득해 통합당과의 선거연대 또는 통합을 이룰 경우 중도층 표심 확장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선 행사장에 앞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보낸 화환이 훼손되기도 했다. 행사장인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앞에 놓인 화환에 달렸던 이름이 적힌 팻말이, 행사 후엔 떨어진 채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