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 동맹을 결성한 KCGI가 주총의 '캐스팅보트'를 쥔 일반 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상황에 대한 동료 주주와 임직원, 고객의 의견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월 중 한진칼 조원태, 석태수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KCGI는 오는 20일까지 한진그룹의 답변을 요청했다. 공개토론에는 강성부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실적을 근거로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평가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이 2558억원이라고 공시했고, 2014년 이후 누적 적자는 3467억원이다. 대한항공도 2019년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6249억원으로 2014년 이후 누적적자가 1조 7414억원이다.
KCGI는 "이처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최근 5년 동안 2017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심각한 경영실패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CGI와 조현아 및 반도건설은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고,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주주연합을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3자 동맹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사내‧외이사 후보 8명과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 모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현재 3자 동맹이 보유한 지분은 31.98%다. 반면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와 우호지분은 모두 33.45%다.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도 다뤄지는 만큼, 일반주주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관여했던 호텔‧리조트 사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조원태 회장의 지지를 공식화했다.
따라서 3자 동맹은 최근 조원태 회장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뒤집을 '반전카드'로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