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17일 변변한 치료를 받지 못해 한 가족이 거의 모두 숨진 비극을 전하면서 당국이 의심환자 관리에 소홀했던 점을 비극의 원인으로 꼽았다.
차이신에 따르면 후베이성 영화제작소 대외연락부 주임인 창카이(常凱)와 그의 부모, 누나 등 4명이 보름 사이에 코로나19로 잇따라 숨졌다. 뿐만 아니라 창카이의 부인도 현재 코로나19에 걸려 중환자실에 있다.
55세인 창카이와 부인, 부모는 함께 살고 있었는데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춘제(春節) 전날인 지난달 24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이튿날부터 아버지가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상이 없어 집으로 돌아와 창카이 누이의 간호를 받다 사흘 뒤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 2일에는 창카이의 어머니 역시 코로나로 사망했다. 지난 14일에는 창카이마저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숨졌다. 아버지 병간호를 했던 그의 누이도 같은 날 코로나19로 숨졌다.
창카이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유서를 남겼는데 자신과 가족이 치료를 받지 못한 데 대한 한을 토론하는 내용이다.
그는 이어 "양친의 병간호를 한 지 며칠 만에 바이러스는 무정하게도 나와 아내의 몸을 삼켰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애걸했지만, 병상을 구할 수 없었고 병은 치료 시기를 놓쳐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도 했다.
창카이는 마지막으로 "평생 아들로서 효도를 다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했으며 남편으로서 아내를 사랑했다"면서 "내가 사랑한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을 고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창카이의 유서에 의하면 자녀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녀가 같이 생활을 했었는지, 현재 상태가 어떤지 등은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창카이의 비극적인 죽음을 알린 대학 동창은 "이런 비극을 알리고 책임을 묻고 싶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병원에서 문전박대 당하다시피한 채 이 병원 저병원 떠돌던 이들이 결국은 자신의 집 등지에서 비극적으로 숨지는 경우가 허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이신은 초기에 당국이 의심 환자 관리에 소홀했던 것을 '위기에 처한 타조가 모래 속에 머리를 박는 식의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