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이용문 기자의 <정치본색-정치의 민낯을 본다>
◇ 이용문)'국민통합당' '통합혁신당' '행복나라통합신당', '미래통합신당' '대통합신당' 등으로 이름이 거론됐던 보수진영의 통합신당이 오늘 오후 2시 출범식을 갖고 '미래통합'호의 닻을 올립니다. 과거 신설정당의 출범은 대형 체육관이나 강당 등에서 이뤄져 왔지만 요즘은 국회의원 회관에서 많이 합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라는 상징성도 있고 돈도 적게 들기 때문이겠죠.
◆ 김덕기)이렇게 되면 보수진영으로서는 3년만에 다시 한배를 타는 셈이 되는 것이죠?
◇ 이용문)보수진영은 지난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고 채 20일도 지나지 않은 12월 27일 유승민, 김무성 의원 등 29명이 탈당하면서 갈라졌습니다. 비박계라고 불린 이들이 탈당하고 남은 당시 새누리당은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권을 민주당에 넘겨 줬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대패했습니다.
최근에는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인식이 보수진영 사이에서는 강하게 공유됐고 결국 4.15총선을 불과 두달도 안남긴 시점, 정확히는 D-58일되는 오늘 ’닻‘을 올리고 총선이라는 큰 바다를 향해 출항하게 된 겁니다.
◆ 김덕기)새당이 오늘 출범하면 자유한국당이나 새보수당은 어떻게 되는겁니까?
◇ 이용문)미래통합당은 말씀하신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당이 신설합당 방식으로 오늘 창당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앞의 세 정당은 해산하고 신당에 합류하는 형식이 됩니다. 미래통합당의 지도부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기존 한국당 지도부 8명에 최고위원 4명을 추가해 최고위원 12명으로 구성됩니다.
당연직인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 의장외에 김광림, 김순례, 신보라, 정미경, 조경태 최고위원에다 무소속인 원희룡 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 정당 비전위원장이 참여합니다. 원 지사나 이 위원장은 원래 새누리당 출신이니 여기까지만 하면 ’도로새누리당‘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겠지요.
◆ 김덕기)그런데 이번 통합에는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참여하지 않습니까?
◇ 이용문)그렇습니다. 김영환 미래통합당 신임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부시절에는 과학기술부 장광을 지낸 4선의 정치인이죠.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에서는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도로새누리를 넘어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죠.
◆ 김덕기)어제는 30대 초반의 젊은층으로 구성된 신생정당들이 미래통합당 합류를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올해 32살인 브랜드뉴파티 조성은 대표는 안철수 전 의원이 4년 전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 공천관리위원과 비상대책위원 등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지난 9일 창당대회를 했는데 당원 5천300여명을 확보했다고 하죠.
조 대표는 "국민의당 지도부로 그간 깊고 좋은 인연을 맺은 호남의 모든 분께도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다"고도 말했는데 이들은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취약한 이른바 험지, 호남출마에 대거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덕기)자신이 만들었던 당 사무총장 출신과 공천관리위원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으니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상당히 언짢을 것 같죠?
◇ 이용문)어제 국민의당 서울시장 창당대회를 가진 안 위원장에게 취재진이 미래통합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물었는데 "아니 우리 당 창당 시작인데 너무 실례되는 질문"이라면서 "그 부분, 보수야권과의 선거연대를 말하겠죠. 공항에서부터 일관되게 답변하고 있다. 같은 질문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실례되는 질문'이라고 에둘러 심경을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 김덕기)미래통합당에는 전진당도 합류하지 않았습니까?
◇ 이용문)네 전진당 몫의 김원성 최고위원을 살펴봐야겠는데 전 해양경찰청 정보분석실 실장이면서 CJ ENM 전략지원국장을 지낸 이력을 가진 인물이죠. 이언주 전진당 대표가 직접 최고위원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 대표는 19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광명을에서 당선됐고 20대 때는 역시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뒤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으로 이적했고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친 바른미래당 의원이 됐다가 탈당하면서 무소속이 됐고 최근에는 전진당 대표가 되기도 했지요. 짧은 기간에 당을 옮긴 복잡한 이력이 있기는 하지만 원래 더불어민주당 출신이죠.
◆ 김덕기)도로 새누리당이라는 꼬리표 떼기 위한 포석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더 큰 과제는 '도로친박당' 딱지를 떼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용문)그렇습니다. 앞서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참 듣기 싫은 이야기일텐데 그렇지만 말씀하신대로 최대 과제죠. 이부분도 이번주 윤곽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내일과 모레 이른바 TK, PK 지역 예비후보들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이 이뤄집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그동안 현역의원은 1/3, 전체적으로는 50% 정도 물갈이를 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이 공언이 허언이 될지 실제가 될지에 따라 ‘도로친박당 딱지’가 그대로 붙어 있을지 떨어질지 정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