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文 반색 '착한임대료' 건물주 "파급효과 예상못해"

문 대통령 "전주 시민께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19 위기극복 칭찬
임대료 인하 동참한 건물주 김부영씨 "모두가 힘들지만 극복해야"
매출감소 60%, 어려움 알기에 세입자 임대료 20% 인하
문 대통령 언급에 "깜짝 놀랐다. 훈훈한 정 넘치는 전주"

전주 한옥마을에서 8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부영씨.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매출에 타격을 본 세입자들에게 임대료를 낮춰주는 운동에 초반 동참한 14명 중 1명. 본인이 세를 준 다른 카페 임대료를 20% 낮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페이스북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통시장, 구도심, 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전주시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적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4일 전주시와 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상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상생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대료 인상 제한 등 임차인 보호에 방점을 찍어왔던 문 대통령은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뒤 곧바로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에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국민들의 '십시일반 운동'이 큰 힘이 됐다"고 언급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들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는 첫 제안을 했던 14명의 건물주 중 한 명과 어렵게 전화통화가 됐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8년째 D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부영(남 48)씨는 "어려운 시기에 훈훈한 정을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파급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멋쩍어했다.

김씨는 "설 명절 직후부터 외국인을 포함한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설 전보다 매출이 6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말고도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인접해 있는 르윈호텔 맞은편 A카페 건물주다. 올해 1월까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D까페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로 한옥마을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준 것을 체감한 김씨는 '착한 임대료' 운동에 초반부터 동참했다.

김씨는 "사실 건물주들도 은행 이자와 차용 등으로 힘드신 분들이 많지만 예전에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세입자분들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돼 자발적으로 (임대료 인하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에 14명 정도가 모여 석 달 정도 최소 10%라도 임대료를 낮춰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세를 내준 A카페 임대료를 이달부터 20% 낮춰 월 30만원을 덜 받기로 했다.

김씨에 따르면 전주 한옥마을에는 '어진포럼'과 '한옥마을 사랑' 등 건물주와 세입자, 전주시 관계자 등이 함께하는 여러 자치단체가 있는데, 이 곳에서 첫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김씨는 "숙박부터 요식업까지 한옥마을에서 장사하시는 모두가 이번 사태로 힘들지만 특히 일명 '목 좋은 자리'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며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이번 신종코로나로 타격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도우면서 지혜롭게 버텨나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힘들지만 훈훈한 정을 나누면서 서로 마음의 위안을 삼고 극복하려 했는데 주변에서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있어 기분이 좋다"며 "특히 우리뿐 아니라 객리단길과 역전앞, 구도심 등에 있는 건물주 분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작은 선행이 확산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착한 임대료'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깜짝 놀랐다. 이런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전주가 단순한 관광명소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훈훈한 정이 넘치는 지역으로 사람들한테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현황을 상인들로부터 직접 듣는 자리에서 임대료 문제를 크게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남대문시장 상인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현 상황에 임대료를 낮춰야 하는 데 건물주들이 요지부동이다"라는 상인들의 하소연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옥마을에서 임대료를 최소 10% 자율적으로 인하한다고 선언하니 (문 대통령께서) 매우 기쁘셨던 것 같다"며 "주말 동안 직접 글을 써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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