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도쿄 하천에서 운행하는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屋形船)에 같은 날 탑승한 이들 중 11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야카타부네는 수십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는 지붕이 달린 작은 유람선으로, 배 내부에 테이블과 노래방을 설치하고 요리와 주류 등을 제공한다. 비좁은 공간에 다수의 사람이 접촉하고 특히 노래방 마이크 등을 돌려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수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8일 도쿄의 한 개인택시조합이 야카타부네에서 선상 신년회를 개최했는데 신년회에 참석한 택시기사(6명)와 택시기사 가족 혹은 동거인(3명), 유람선 종업원 등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신년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유람선에서 감염된 이들과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감염이 다수 발생했다. 선상 신년회를 한 개인택시조합의 50대 사무직 여성과 선상 신년회에서 감염이 확인된 택시기사의 80대 장모, 선상에서 감염된 것이 확인된 간호사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60대 남성 의사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보건 당국은 유람선 종업원 중 1명이 신년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15~16일 사이 중국 후베이(湖北)에서 온 여행객을 접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여행객으로부터 유람선 종업원이 감염되고 다시 신년회 참석자들이 대거 전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감염자 상당수가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도쿄 택시기사라는 점에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도쿄도는 택시 기사와 관련된 밀접 접촉자 190명 정도를 파악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감염된 택시기사들 중에는 감염이 확인될 때까지 자각 증세가 없어서 택시 운전을 계속한 사람도 있었다고 16일 보도했다.
16일 하루 동안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70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일본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전날보다 76명이 늘어난 414명이 됐다.
일본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이른바 ‘미즈기와’ 전략에서 국내 검사와 치료로 전환하겠다며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감염 상황에 대해 명확히 감염경로가 판명되지 않은 복수의 사례가 있어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전략 수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