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액션토끼' 도용 짝퉁 인형 주문·수입하다 벌금형

짝퉁 팔다 적발되자 유사 캐릭터 저작권 등록해 재유통 시도
피고인 “내 저작권 등록 상품…저작권법 위반 고의없어”
법원 “눈·귀 빼고 동일…창작성 없으면 복제품”

(왼쪽부터) 인기 캐릭터 인형인 '오버액션토끼'와 A씨가 수입한 '럭셔리러브토끼'. (사진 제공=오버액션토끼 공식 온라인 판매 스토어)

짝퉁 캐릭터 인형을 국내에 유통하다가 적발되자 유사 캐릭터를 만들어 또다시 유통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형 도매업자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오버액션토끼’를 모방한 짝퉁 봉제인형을 국내에 유통하다가 2017년 8월 경찰에 적발된 A(63)씨.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A씨가 만든 자체 캐릭터는 앞서 적발된 오버액션토끼 캐릭터에 눈과 귀를 변형한 ‘럭셔리 러브 토끼’. 귀에 그림자를 넣고, 눈에는 ‘하얀 점’을 찍었다.

A씨는 2017년 12월 이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신청했고 2달 뒤 등록증도 받았다.

자체 캐릭터를 만든 A씨는 곧바로 중국 현지공장에 ‘럭셔리 러브 토끼’ 인형 제작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관에 적발됐다. A씨는 2018년 1월 15일 인천항 보세창고에 시가 5600만원 상당의 짝퉁 ‘오버액션토끼’ 8000여개 국내에 들여 온 혐의로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인규)는 상표법 위반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완구업자 A(6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4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저작권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고 형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다소 수정·증감이나 변경이 가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않은 정도면 복제로 봐야 한다”며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저작권 등록이 된 캐릭터는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저작권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며 1심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과거 ‘오버액션토끼’를 모방한 인형을 유통하다 적발돼 처벌받은 점 ▲해당 캐릭터와 관련해 인형, 휴대전화 케이스 등 각종 상품이 나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점 ▲피고인이 자체 제작한 캐릭터와 원본 캐릭터 사이에 눈과 귀 이외의 차이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저작권 침해가 될 물건을 수입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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