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부터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증진을 통한 북미 관계 타계 구상을 밝혀왔다. 하지만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커지면서 남북 대화 국면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 갈 수밖에 없었다. 북한 당국도 감염병 확산에 총력 대응하면서 여지는 더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주 국가 방역 체제를 철저히 유지하면서도, 일상으로의 복귀를 강조한 만큼 굴직한 외교적 현안도 점차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본 수출 규제 등 복잡한 외교적 현안이 돌아가는 동시에 남북 협력 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위한 물밑 접촉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 NSC는 지난 13일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를 열어 독일에서 개최되는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같은날 MSC 참석을 위해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기회가 있으면 아무래도 현안을 좀 짚어보고 SMA 협상 현황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나눌 얘기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일본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의 양자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일본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현안 뿐 아니라, 청와대가 밝힌 바와 같이 남북 협력 증진에 대한 미일의 지지와 협력 등 구체적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12일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 차장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정상회담 등 관련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런 청와대의 물밑 움직임이 3월 하순 또는 4월 남북 간의 협력 증진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남북간의 협력 재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행사로 7월 개막하는 일본 도쿄 올림픽이 꼽히기 때문이다.
7월 도쿄 올림픽과 관련된 남북간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4월부터는 가시적 협상이 필요하다. 3월 초 한.미 군사훈련이 있는 만큼, 3월 말이나 4월 남북 간의 대화도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대북제재 하에서 가능한 남북 협력 증진 방안으로 개별관광뿐 아니라, 스포츠 교류 등을 꼽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별관광 추진 등 협력 증진을 위해 일본 도쿄 올림픽이 중요한 계기점이 될 수 있다"며 "감염증 사태가 잠잠해지고 한미 군사 훈련 이후, 도쿄 올림픽 개막 전 (남북 간 )움직임이 있어야지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