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 정부가 이른바 ‘선상 감옥’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크루즈 선 격리조치를 강행했지만, 정작 지역 내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자 일본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망자는 일본 수도권인 가나가와 현에 거주하는 80대 일본인 여성이다. 지난달 22일 피로감을 느껴 6일 뒤 병원 진료를 받았고, 지난 1일에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해 투병하다 결국 증세가 악화돼 13일 숨졌다.
사망 전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고 결과가 나왔는데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중국 내 사망자를 제외하면 필리핀과 홍콩에 이어 일본에서 세번째 사망자가 나온 것.
사망한 여성은 중국 후베이 성은 물론, 최근 해외 방문 이력이 없어 일본 안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실제로 사망자는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된 도쿄 거주 70대 남성 택시기사의 친척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 감염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도 증세 전 14일간 외국 방문이 없었던 50대 남성 외과 의사가 감염이 확인됐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입항이 금지된 크루즈 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들을 제외하면 감염자 수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공항과 항만에서 철저히 바이러스를 걸러낸다는 이른바 '미즈기와(水際)' 전략을 고수해왔다.
3600여명에 달하는 승객이 탑승한 크루즈 선을 요코하마 항에 묶어 놓고 선내 감염에는 손을 놓아 이른바 ‘선상 감옥’을 만들어놨다는 국제적 비난까지 감수한 이유다.
크루즈 선 격리조치가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정부는 80세 이상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음성 판정자를 크루즈 선에서 우선 하선시켜 격리 시설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을 뒤늦게 내놨다.
그러나 선내 감염자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3600여명에 달하는 전체 탑승객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문제의 크루즈 선에는 한국인 14명도 탑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