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는 지난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엘렌이 봉준호 감독에게 누드 사진을 보냈지만 봉준호 감독에게선 답이 없었다(Ellen Texted Bong Joon Ho a Nude Photo, and He Hasn't Responded)'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엘렌은 전날 열린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본 소감을 전하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상 등 주요부문을 휩쓴 영화 '기생충'을 언급했다.
그는 "브래드 피트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는 그의 연설을 사랑한다. 로버트 드 니로에게는 팩스를 보냈다"며 "'기생충'은 이날 밤 승리자였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봉준호는 다시 통역사에게 답장을 했고 통역사는 나에게 그의 말을 전했다. 간단히 말해 내 누드 사진을 보냈는데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봉 감독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 통역사를 거쳐 어렵게 소통했다는 의미다.
네티즌들은 "전형적인 인종차별이다. 그녀의 농담은 전혀 웃기지 않다", "이 미국인은 영어를 잘하는 것 빼곤 다른 자랑거리가 없는 것 같다"며 엘렌을 비판하고 나섰다.
엘렌은 또 "이 영화를 보고 우리집 지하실도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영화의 반전이 담긴 중요 장치를 스포일러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한 이들의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앗아갔다. 이 영상의 요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미국 사회가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 보편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방송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령 한국에 온 할리우드 배우가 한국어를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쓰진 않는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미국인들의 영어 중심주의가 부지불식간 튀어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