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상고심 판결을 이날 선고한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김 전 실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직권남용죄를 인정하지 않았던 1심과 달리 2심은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날 상고심 선고는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선고한 '블랙리스트 사건'의 영향권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김 전 실장 등이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 맞는지를 더 따져봐야 한다며 파기환송을 결정한 바 있다.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블랙리스트' 사건과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한 '화이트리스트' 사건은 혐의 성립 구조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지난달 전원합의체에서 내놓은 법리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대법원에서는 19대 대통령선거 등을 겨냥해 온라인 공간에서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도 이뤄진다.
항소심에서는 댓글 조작과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에서 댓글조작 등 혐의로 받은 징역 3년 6개월에서 형량이 약간 준 상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형량은 1심과 같다.
항소심 재판부는 "댓글 조작은 피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선거 상황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 등으로 2016년 말부터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일당 중 한 명인 도두형 변호사와 공모해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5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