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사, 정치 편향은 부패"…뼈있는 당부 '주목'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지휘부와 마찰 등 고려한 듯
선거 담당 수사팀·지휘부 향한 '양방향' 당부 관측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오는 4월 치러질 총선과 관련해 공정한 선거 관리를 주문한 윤석열 검찰총장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선거를 대비하는 통상 발언으로 볼 수 있지만,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으로 청와대를 비롯해 여권과 마찰을 빚어온 상황에서 '뼈' 있는 당부라는 이유에서다.

윤 총장은 10일 전국 18개청 지검장과 59개청 선거 담당 부장검사 등 총 80여 명이 참여한 회의에서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선거사건의 수사 착수, 진행, 처리 과정 전반에서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의 '정치 편향은 부패' 발언은 평소 사석에서도 자주 밝힌 내용이다.

지난해 '가족 비리'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취임할 때나 최근 차기 대권 후보 여론 조사에서 자신이 정치 이슈와 얽혀 거론될 때마다 주위에 이같이 말하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최근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등 몇몇 사건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과 갈등을 빚어왔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새로 교체된 지휘부와 수사팀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불협화음' 논란도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이 지검장 등 일부 검찰 간부 등은 친정부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윤 총장이 평소 소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단순히 선거 관련 업무를 맡은 수사팀뿐만 아니라 지휘부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줬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수사팀은 물론, 이를 지휘·감독하는 지휘부도 포함한 '양방향' 당부라는 의미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와 같다는 총장의 발언은 평소 소신"이라며 "수사팀은 물론 지휘부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강조했다기보다 검사의 정치 편향이 부패와 같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최근 논란에 비춰보면 원론적인 당부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총장은 최근 인사와 조직 개편 등으로 어수선해진 검찰이 동요하지 않도록 내부 분위기도 다졌다.

윤 총장은 "일선 검사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총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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