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보건기구의 7일 권고를 사흘 뒤 지면에 소개한 것은 다분히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7일 실시된 WHO 집행이사회 브리핑 내용을 소개하면서 "(WHO가)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에 오명을 붙이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2019-nCoV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는 임시 명칭을 붙였다며 "그 어떤 지역도 이 병명과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질병에 개별적인 지명을 붙여 부르는 것은 불쾌하고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중지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기구는 질병에 오명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고 노동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WHO는 지난 7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낙인(stigma)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각국 정부는 '우한'이라는 지역 명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방역 노력을 상세히 소개하며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북한 노동신문이 우한폐렴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는 WHO의 권고를 사흘 뒤 소개한 것은 중국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 사태를 위로하는 서한과 함께 지원금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