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다이안 키튼, 키아누 리브스가 시상자로 나선 가운데 각본상의 영예는 한국 영화 '기생충'에 돌아갔다.
각본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포함해 '나이브스 아웃'(라이언 존슨), '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총 5개 작품이 올랐다.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고맙고 영광이라는 말로 감격을 표현했다.
봉 감독은 "고맙습니다. 영광입니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며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닌데, 한국 영화 사상 첫 오스카 상이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 내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진원 작가는 "고맙습니다, 봉 감독님"이라고 말문을 열며 "미국의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 나의 심장인 충무로 스토리텔러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고맙습니다, 아카데미"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기는 101년 역사상 처음이며,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도 92년 오스카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