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황교안 없이 ‘불출마 합당’…두 사람 안 만나나

‘담판’ 없는 결단, 劉측 “만남 제안, 시간 충분히 줬다”
黃 “귀한 결단, 논의 있을 것”…회동 제안은 안 해
합당 수순 들어가…보수재건 공조 위해 만나야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새로운보수당-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자신은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추진 의사를 밝히며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황교안 대표는 별다른 회신을 않고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유 의원과 황 대표의 '담판 회동' 없이 합당이 추진되고 있다. 그럼에도 두 당은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 구성에 착수했다. 당장 오는 12일 한국당에서 합당을 추인하기 위한 전국위원회가 소집돼 있다. 두 당의 '합당 선언' 목표 시한은 오는 17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의 대면 없이 추진하는 통합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보수 재건'이 천명된 만큼 직접 만나 '개혁의 내용'과 '물갈이 공천' 등 양당 결합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원칙의 합의가 절실하다.

유 의원은 이날 ‘보수재건을 위한 결심’이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이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당이 각각 합당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에 들어간 것 외에 별다른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특히 유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와 별도의 합의 없이 추진된 합당 선언 및 불출마 결단이라는 점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유 의원의 '불출마' 선언 전 황 대표와 회동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시간을 충분히 줬다. 하지만 황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만남에 대해 미적거리고 언제 결정될지 몰라서 (유 의원이 단독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황과의 만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강과 연대를 원하는 지지층 설득이 중요했다"며 "(한국당이) 바뀐 것이 없는데 합당 해선 안된다는 반대가 컸고 그 부분의 설득이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결정이 '개혁 보수'의 불씨를 한국당과 통합 이후에도 꺼뜨리지 않기 위한 희생임을 강조했고, 한국당이 통합의 3대 조건인 ▲박근혜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 보수의 길 ▲새집 짓기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인 개혁 보수의 길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 확신이 없다고 했다.

일단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한국당이 개혁과 쇄신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는지 황 대표로부터 '확약'을 받지 못한 결단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유 의원이 불출마를 통해 상당 부분 명분과 정치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향후 공천과 정책에 있어 한국당이 구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는 전국적인 선거운동에 있어서 조력의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총선 지원과 관련된 운신의 폭이 큰 반면, 황 대표는 당장 불리한 판세의 서울 종로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와의 결전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유 의원이 제시한 '당 대 당 합당' 절차보다 통합추진위를 통한 자신의 통합 절차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이날 출마지역인 종로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이 합당 및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귀한 결단"이라며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설 합당' 방식의 통합을 제안한 데 대해선 "우리가 추구해 가는 그런 방향이 자유우파의 대통합"이라며 "자유민주 세력의 대통합이란 측면에서 뜻을 같이해 주시는 점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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