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책임론 시진핑에게 …반정부 지식인 "사퇴하라"

칭화대 쉬장룬 교수 " 독재하에서 정치시스템 무너져"
저명 지식인 쉬즈융 "감옥갈지 모르지만 물러날 것을 호소"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코로나 확산 책임론이 시진핑 주석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평소 시진핑 주석 체제를 비판하던 두 사람이 총대를 멨다. 칭화대 법학교수인 쉬장룬과 저명한 지식인인 쉬즈융이 주인공이다.

쉬장룬 교수는 시 주석을 일컫는 용어인 '핵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그나마 우회적으로 시 주석을 비판했지만 쉬즈융은 시 주석이 물러나야한다고 작심한듯 직격탄을 날렸다.

정보가 엄격히 통제되는 중국 사회에서 두 지식인의 용기있는 목소리가 전역에 퍼지지는 않겠지만 교수와 대학생 등 지식인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 쉬장룬 "신종코로나 대응실패는 시민사회와 언론자유 말살 때문"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인 칭화대학 법학 교수인 쉬장룬은 최근 여러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통해 신종코로나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신종코로나 확산 초기에 의료계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지적하며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재하에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은 무너졌고, 건설에 30년 이상 걸린 관료들의 통치 시스템은 가라앉고 있다"며 "정부는 관료들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용렬한 관료들만 넘쳐난다"고 중국의 현실을 개탄했다.

쉬 교수는 이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모든 성이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지난 2018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고 출국 금지와 중국 내 저작물 발행금지 처분까지 받은 상태다.

쉬 교수의 한 친구는 "그는 이미 정직 처분을 받았는데, 이번 글로 더 강한 처벌을 받게 될 것 같다"며 "경찰에 끌려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저명 지식인 쉬즈융 감옥 갈 각오하고 "시 주석 물러냐야"

지금의 중국 상황이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 책임이라고 여기는 이는 쉬장룬 교수만이 아니다.

저명한 지식인인 쉬즈융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시 주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미중 무역전쟁, 홍콩시위, 신종코로나 확산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 주석의 정치 이데올로기는 혼란스럽고, 통치 모델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완전한 사회적 안정만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중국을 망쳤다"며 "당신(시 주석)은 악당은 아니지만, 능력 있는 사람 또한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7년 전 나는 당신에게 중국을 민주주의와 헌법을 존중하는 나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당시는 나를 감옥에 집어넣었다"며 "이제 나는 다시 감옥에 갈지 모르지만, 인민을 위해 다시 한번 당신에게 물러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쉬즈융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펼쳐지고 있는 중국 당국의 인권운동 탄압을 피해 지난해 말부터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신화/연합뉴스)
◇ 시 주석은 동어반복 …"방제에 최선을 다하라"

인민일보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최근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종코로나전 승리를 자신했다.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 각 민족과 인민은 강한 자신감과 한마음으로 뭉치고 과학적인 방제와 정확한 대책 시행을 바탕으로 이번 전염병 저지 전쟁에서 이겨낼 능력이 있다고 했다.

전날 열린 중면의법치국위원회 제 3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항상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전면적으로 법을 동원해 신종 코로나 예방과 통제 및 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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