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6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합수단(조직)이 폐지됐지만 그 기능은 금융조사 1·2부에서 승계했다"며 "파견 직원들도 그대로 수사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에 파견된 금융 유관기관 소속 전문 인력은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 11명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국세청 파견 직원도 함께 손발을 맞췄지만 합수단 해체 방침이 알려지면서 신규 파견을 중단해 인원이 기존 14명에서 줄었다.
검찰은 현행 파견인력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되레 국세청으로 복귀한 인원도 필요하다면 다시 파견을 요청받을 수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합수단에서 일하는 금융당국 직원들의 파견 기간은 오는 4월까지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의 파견 기간 연장을 공식적으로 각 기관에 요청하고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5월 출범한 합수단은 6년여동안 1000명에 달하는 증권범죄 사범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올려 증권가에서는 일명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하지만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으로 지난달 말 합수단이 해체되면서 라임자산운용, 신라젠 등 굵직한 자본시장 범죄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검찰 조직 안팎에서 나왔다.
특히 금융 전문성을 갖춘 파견 인력들까지 빠진다면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파견 인력들의 잔류 결정으로 관련 우려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신라젠 일부 임원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라젠이 지난해 8월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 '벡사펙'에 대한 임상시험 중단 사실을 공시하기 전 보유한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신라젠 수사를 집중하기 위해 검사 인력을 보강했다는 각종 추측이 나오면서 증권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라젠 주가는 남부지검 금융조사부 인력 보강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전날보다 8.7%나 하락한 1만2450원으로 마감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검찰은 5일 밤 뒤늦게 "새로 파견받은 검사는 신라젠 사건에 투입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번 파견이 신라젠 수사를 목적에 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셈지만 해당 부서의 인력이 대거 보강된 이상, 향후 필요에 따라 신라젠을 비롯한 금융 관련 수사에 보강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