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쇼'의 귀재 트럼프, 연두교서로 탄핵 날려

국정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하원 본회의장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했다.

그가 연두교서 발표를 탄핵 무산은 물론 그의 재선운동의 발판으로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숱한 화제를 낳았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3년 전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시작했다"며 "오늘 나는 그 믿을 수 없는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갖가지 통계를 활용해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미국이 재건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재임 중 달성한 미국의 경제력을 말하면서 저소득층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끌어올리는 '블루칼라의 붐'일 일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당선된 이후 임금소득자 하위 절반의 순자산이 상위 1%의 증가율보다 3배 빠른 47%나 증가했다고도 했다.

또 지난 3년간 미국 노동인구 350만명이 늘었다고 했다. 그만큼 실업률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 외에도 안보, 외교, 무역 등의 분야에서 자신의 치적을 일일이 열거하며 플로어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정책노선은 슬그머니 깔아뭉갰다.

그는 일부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주장하고 전 국민 의료보험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을 지목해서는 "우리는 결코 사회주의가 미국의 의료보험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외국인 범죄자가 아닌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의 안식처가 돼야 한다"며 미국내 첨예한 논쟁이 되고 있는 반이민 정책을 더욱 밀어 붙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중동 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의 선조는 인류사에 존재하는 가장 예외적인 공화국을 건설했다"며 "우리는 이전 어느 때보다 이를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년 국정연설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연두교서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관련 인물들을 갤러리에 참석시킨 뒤 연설에 맞춰 일일이 일어나게 했다.

가령 미국의 대외 군사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해외 파병 군인 가족들을 소개한 뒤 파병 군인을 깜짝 등장시켜 가족의 재회 장면을 연출하는 리얼리티쇼 방식을 적극 활용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의 대참사의 틈을 파고들며 전례 없이 자신감 넘치는 연두교서를 선보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로써 다음날 예정된 상원의 탄핵 심판도 물건너 갔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연두교서에 대해 '대담해진 트럼프, 재선 명분 쌓기'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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