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은 이처럼 숫자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데 대해 '착오로 경찰에 잘못된 데이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뒤늦게 해명하며 숫자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수정하지 않아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는 지난 1일 경찰청에 내국인 134명이 연락이 닿지 않아 소재파악이 어렵다며 협조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파악 대상 내국인들의 정보로 이름과 생년월일만 적혀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전수조사 대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청에 해당 협조 요청이 이뤄진 이날은 정은경 대책본부장이 "현재까지 한 번도 통화가 안 된 (전수조사 대상) 내국인이 약 50여 명"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날이다. 정 본부장은 이틀 뒤에는 이 숫자가 30여 명으로 줄었다며 "경찰이나 다른 시군구에 자원들을 연계해서 계속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 이처럼 숫자가 크게 차이가 나는지 의문이 증폭되자 대책본부 관계자는 3일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134명은 1월31일 당일에 하루 전화를 안 받은 사람들"이라며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는데 한 번도 연락이 되지 사람, 또는 소재지 불명인 사람들을 추려 협조 요청을 했어야 하는 건데, 공문에 담긴 데이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추렸어야 하는데, 단 하루 연락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연락불통'으로 잘못 추리다보니 숫자가 130여 명으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설명대로라면 경찰로서는 잘못된 데이터를 근거로 불필요하게 많은 인원들의 소재를 파악하느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었던 셈이 된다. 이미 경찰청은 보건당국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연락처와 주소 등을 확보한 뒤 3일 각 지방청에 전달해 방문 조사 등 확인에 나선 상황이다.
대책본부는 CBS가 수치 오류에 대해 확인에 나서기 전까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책본부는 뒤늦게 "(착오를 경찰 측에) 알리겠다"고 했지만, 하루가 지난 4일 오후까지 경찰청 담당 부서는 관련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착오가 아니라 실제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재파악이 필요한 사람들의 숫자가 130여 명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온다. 그러나 대책본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대상) 내국인은 발표된 숫자대로 30여 명 빼고 나머지는 거의 다 연락이 돼서 관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월1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 조사 대상 중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정은경 대책본부장은 이날도 내국인의 경우 30여 명에게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도 지자체, 경찰과 추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