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확진자들이 받은 항바이러스제 처방에는 HIV 치료제가 포함돼 있다.
HIV 치료제명은 '칼레트라'(Kaletra·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혼합제)로 알려졌다. 여기에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도 함께 쓴 것으로 보인다. 칼레트라는 HIV의 증식에 필요한 효소(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해외에서도 HIV치료제를 신종코로나 환자에게 투여한 사례가 있다. 중국과 태국 연구진은 HIV치료제로 각각 환자의 폐렴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약물을 신종코로나 치료제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신종코로나는 새로 등장한 질병이어서 아직 세계적으로 치료제나 정립된 치료법이 없으며 각국 의료진이 여러 가지 치료법을 시도하는 단계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메르스 때도 인터페론, 칼레트라를 쓴 사례가 있었다. 신종코로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이용해) 치료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면서도, 현재로선 효과를 단정 짓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아직 근거가 축적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을 비롯해 호주 등 각국 연구진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나섰지만, 이른 시일 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신 개발에는 일반적으로 5∼10년이 걸린다.
경제성까지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약품 개발은 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독감처럼 '꾸준한 수요'가 있어야만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2002∼2003년 중국에서 크게 유행했지만 일회성에 그쳐 백신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도 중동과 한국 이외에 다른 국가에선 감염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만큼, 경제성이 떨어져 백신 개발은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체 염기서열이 80% 이상 유사한 데다, 사스와 같은 수용체(ACE2)로 세포로 침투하는 만큼 학계에선 두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단일 신약 후보'를 찾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