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최측근 이찬열 탈당…교섭단체 무너진 바른미래

이찬열 "이제 한계인 것 같다.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
위기 몰린 손학규…의원들 연쇄 탈당 관측
孫 측 지지자 "그놈의 뱃지 한번 더 달겠다고 한국당 가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운데)와 이찬열 의원(오른쪽)(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3선‧경기 수원시갑)이 4일 탈당을 선언했다.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인 이 의원의 탈당으로 손 대표의 입지는 극심한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20석) 지위도 무너지며 지역구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임박하는 등 당이 사실상 분해 위기에 몰렸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탈당선언문을 통해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3년 전 바른미래당 전신인 국민의당에 오면서 저는, '타고 온 쪽배를 모두 불살라버려 돌아갈 데도 없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나.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를 향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손 대표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 모든 것을 저 이찬열의 정치적 결단으로 혜량(惠諒)해 주시길 간절히 바라며, 장안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널리 듣고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998년 지방선거에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후보로 출마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손학규계로 분류된 그는 손 대표가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 입당할 때 같이 당을 옮겼다. 이후 손 대표의 민주당 탈당, 국민의당 합류, 바른미래당 합류 등 모든 행보에 함께 했고,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손 대표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다.

하지만 손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도 미루는 등 바른미래당 위기가 고조되자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손 대표와 회동에서 그는 탈당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 의원들은 손 대표에게 오는 10일까지 퇴진 및 비대위 체제를 결단하라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가 무너진 가운데, 손 대표가 아직 완강한 입장이기에 지역구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지만 향후 한국당으로 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입당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측 지지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10년 이상 의리로 지켜보고 응원했던 손학규 사람들에게 구린 똥냄새만 잔뜩 피우고 떠난다"며 "박근혜 탄핵을 열렬히 찬성했고, 유승민에게 꼭두각시 데리고 한국당으로 가라고 외쳤던 이찬열이 그 놈의 뺏지 한 번 더 달겠다고 그 당으로 가겠다는 냄새를 피우는 모습에 토악질이 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떠나는 이찬열의 뒷모습은 ‘추한 놈’의 모습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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