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지연 배경으로는 통합 형태에 대한 시각차가 꼽힌다. 황 대표는 한국당을 축으로 한 합당 형식의 대통합을 원하는 반면, 유 의원은 한국당의 전면 변화 의지를 따져보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 선거연대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당은 통합 논의와 관련해 최대한 속도를 내야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동시에 총선까지 시간이 급박한 만큼 당내에선 본격 총선 체제에 돌입한 모양새다. 특히 5일은 각종 주요 결정들이 예정돼 있어 통합 논의에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황교안-유승민 담판 성사 막판 진통…보수가 이기는 길 '힘 겨루기'
황 대표의 경우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과의 회동과 관련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여전히 양측 사이 건너기 어려운 '강'이 흐르는 모습이다.
통합에 대한 시각차는 여전히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우선 통합 대상으로 새보수당을 인식하면서도, 통합의 목적지는 전진당‧우리공화당‧ 시민사회단체 등을 포괄하는 '대통합'에 찍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통합에 있어 3대 원칙(▲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새 집 짓기)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개혁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선에서 '선거연대'를 목적지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합신당을 통해 모든 반(反)문 세력을 결집해 이길 수 있다는 황 대표와, 통합신당이 '도로 새누리당'이 될 경우 보수는 필패한다는 유 의원의 문제 의식이 힘 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
공천 지분은 두 사람의 담판 준비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고 유 의원은 명확히 했다. 그는 "한가지 분명히 말할 것은 저는 공천권을 얘기 안하겠다고 했다"며 "공천이나 지분 문제는 전혀 지금 없다. 양당간 통합하면 보수 전체가 승리하는 길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새보수당 한 관계자는 "한번 통합을 하면 뒤로 돌릴 수 없기에, 한국당의 변화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책사 등을 통해 직간접적 대화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 주변에선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다급함'도 엿보인다. 한국당 한 핵심 관계자는 "여러번 만나달라고 하고, 전화도 안되면 재촉도 하곤 하는데 진행이 좀처럼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작업에 관여한 한 의원은 "확실한 것은 이번주 내로 통합이든 연대든 결론은 난다"라고 말했다.
◇ 통합 담판 이번주 '고비'…5일 변곡점 예상
통합 담판의 변곡점은 5일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이날은 총선 체제에 대비해 양당 간 각종 주요 현안 결정이 예정돼 있다.
우선 한국당의 경우 황 대표의 지역구 출마와 권역별 '컷오프' 문제가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3일 공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권역별 컷오프를) 집중 토론을 했고, 수요일에 결론을 내리는 방향으로 했다"며 "황 대표 종로 출마 문제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던 '통합신당' 당명도 5일 의결이 예상된다. 한국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도 예정돼 있다.
새보수당의 경우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를 5일 구성한다. 새보수당 측은 한국당의 '통합신당' 당명과 관련 아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새보수당 한 의원은 "한국당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할 순 있어도 황 대표와 유 의원 담판에 따라 추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의 담판 여부를 5일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혁통위 한 핵심 관계자는 "5일까지 회동 성사를 지켜보겠지만, 6일에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일단 출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