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만난 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은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 학생은 "오늘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며 "친구들이 대부분 집에서 쉬거나 PC방에 나와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시간째 게임을 즐기던 다른 학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들어오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마스크를 쓰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군산지역 모든 학교에 '휴업령'이 내려진 날이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교육부를 비롯해 보건 당국과 협의를 거쳐 군산지역 유·초·중·고 154개교를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학교는 이날부터 14일간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다만 휴교가 아닌, 휴업인 만큼 주요 업무를 맡는 교직원만 출근한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8번 확진자가 대중목욕탕과 대형 마트 등을 방문한 만큼 지역 간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기대와 달랐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은 "개학을 하는 날이었으면 PC방을 찾는 사람들이 없었을 텐데, 오늘은 아이들이 1.5배 정도는 더 많이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파 감염성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를 무료로 제공하는 PC방까지 등장했다.
군산시 신풍동의 한 PC방은 계산대에 마스크가 비치되어 있었다.
해당 PC방 주인은 "개학했다면 이 시간대에 학생들이 없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옆자리에서 재채기하면 불안해 할 것 같아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학생들이 노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마트폰 증강현실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군산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개학이 연기돼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있다"며 "친구들이 평소 방학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군산지역 모든 학교가 휴업에 돌입한 데 이어 군산지역 사설 학원들도 오는 14일까지 휴원에 들어간다.
일선 학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외출에 나서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군산지역 전 학교에 휴업 명령을 내리면서 외출 자제와 집에서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를 했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외출 여부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는 만큼 가정에서도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