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12번째 확진자(48·남.중국국적)와 접촉한 이들이 36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중대본이 발표한 12번 환자의 접촉자는 138명으로, 하루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접촉자가 늘어난 배경에 대해 정은경 본부장은 "4개 시·도에 걸쳐서 접촉자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추가로 취합하고 정리하면서 반영된 숫자로 이해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2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구체적으로 파악될수록 추가 접촉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12번째 확진자 가족이 탑승했던 KTX 좌석과 이들이 식사를 위해 찾은 중앙시장 등에 대한 동선은 완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어 접촉자는 더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12번 환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진 중앙시장 일대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부 상가는 문이 닫혀 있었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마련된 좌석도 텅텅 비었다. 평소에 줄이 길게 선 닭강정 판매점에도 관광객들을 보기 어려웠다.
또 다른 상인 변모(여.46)씨 역시 "확진자가 중앙시장의 한 식당을 들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확진자가 설마 식당에만 들렀겠느냐"며 "아마 이곳 중앙시장도 둘러봤을 텐데, 강릉시에서 이에 대한 접촉자 여부를 파악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앙시장 상인들은 12번 확진자가 다녀간 당일에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잠복기의 보균자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썬크루즈 리조트에 숙소를 예약하고 강릉으로 오던 중 신종 코로나 소식을 들었다는 김홍철(47.경기 분당)씨는 "지역사회가 다 난리여서 청정지역인 강원도로 놀러왔는데, 정작 오는 길에 소식을 듣고 다른 호텔로 부랴부랴 예약을 바꿔야 했다"며 "대체 정부가 입국자들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감시 체계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공립유치원 25곳, 사립유치원 10곳,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는 초등학교 27곳·고등학교 1곳 등이 권고에 따라 휴원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어린 자녀를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부 김모(36)씨는 "친정이 가까운 곳에 있지만 어머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아이들을 맡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늘(3일)은 어쩔 수 없이 휴가를 냈는데, 내일과 모레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자녀 3명을 둔 주부 장모(40)씨 역시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어 방학기간 방과 후 수업과 학원 등을 보내고 있었다"며 "자녀들이 아주 어리지는 않지만 하루종일 아이들끼리 집에서 보내야 하는데 걱정이 크고,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12번째 확진자는 가족과 함께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1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출발해 낮 12시 59분 강릉역에 도착했다. 그는 썬크루즈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며, 숙소 인근 커피숍과 중앙시장의 한 음식점 등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12번 확진자는 다음 날인 23일 오전 숙소에서 강릉역으로 이동해 낮 12시30분 KTX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릉시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 감염증 예방을 홍보하고, 오는 6일까지 종합사회복지관과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잠정 휴업 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방지에 나서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