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지하철 경의중앙선 '일산역'에 있는 손 세정제가 통째로 사라졌다.
일산역 관계자는 "지난 토요일 한 시민이 500mL짜리 손 세정제 한 통을 가져갔다"면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화면을 역사 벽에 붙여 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남은 손 세정제 약이 하나도 없어서 추가로 배치를 못 하고 있다. 보건소에서도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2·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드러나면서 정부·지자체 등이 공공장소에 방역물품을 배치하고 있지만, 일부 몰상식한 시민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공병을 가져와 손 소독제를 담아가는 경우를 봤다'는 등의 목격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한 역사 관계자는 "마스크를 몇 장씩 뭉태기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떨어지는대로 계속 갖다 두려고 하지만, 수급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한 시내버스 기사 역시 "어떤 사람들은 두 개, 세 개씩 가져가려고 해서 하나씩만 가져가라고 말하곤 한다"며 "매너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 내 마스크가 배치 된 곳에는 '꼭 필요하신 분만 한 개씩 가져가세요. 2개는 NO! 서로 배려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회사원 윤모(27)씨는 "마스크를 깜빡하고 챙기지 않았다가 버스에 있어서 진짜 감사하게 쓴 경험이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못 쓰고, 아예 비치해두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체 방안을 마련한 곳도 있다. 일산역 관계자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그냥 두니까 수장씩 뭉텅이로 가져가 버려서 몇 분 만에 동이나 버렸다"면서 "지금은 마스크를 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께만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시내 지하철 역사와 시내버스에 손 소독제와 일회용 마스크를 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