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지난달 21일부터 후베이성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인데,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광 목적으로 우리 국민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지역에 따라 여행경보 3단계(적색경보, 철수권고)를 발령하는 방안과 함께, 중국에서의 한국 관광을 위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 위험 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우리 국민의 경우에도 입국 뒤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제주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외국인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정부는 중국 국민의 한국 관광 목적 단기 비자 발급 중단도 검토할 예정이다. 역으로 우리 국민이 관광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당분간 한중 양국이 관광 목적으로 서로를 방문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중국 전역에 발령됐던 2단계 여행경보(황색경보, 여행자제)를 지역에 따라 이미 후베이성에 발령된 3단계(적색경보, 철수권고)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확산되고 있는 후베이성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감염증 유입 위험도가 낮아지는 시점까지 입국이 금지된다"며 "확산 정도에 따라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에는 신속하게 추가적인 금지 조치를 검토하게 될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으로의 여행과 교역 조치 제한이 불필요하다고 권고했고 중국과의 외교 마찰도 예상되지만, 국내에서 3차 감염 우려가 현실화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 오후 5시(현지시각)부터 최근 2주 동안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미국인도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격리시키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국방부가 최대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군사 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은 1일 0시부터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머무른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와 같은 조치다.
우리 정부의 결정 또한 주요국들이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합법적 방식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 상대적으로 중국과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와 인적 교류 규모 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 마찰 우려에 대해 일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오늘 발표된 대책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한중 양국 정부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전혀 마찰이 없다"며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 수시로 중국 측에 설명하고 통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