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듯 말듯' 보수통합…아슬아슬 샅바싸움

혁통위, 대국민 보고대회로 '통합신당' 개문발차
관건은 한국-새보수 양당 협의…성사시 黃劉 담판
여전한 통합 인식차…한국당 중심 vs 새집 짓기
통합신당 출범시 지도부 구성 '내려놓기'도 관건
한국+새보수 통합신당 파괴력, 민주당과 접전

(사진=연합뉴스)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지난달 31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며 '통합신당' 창당 준비를 개문발차한 가운데, 통합의 양대 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유승민 의원이 직접 통합 협상을 챙기는 상황에서 분수령은 내주 초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측 협의가 성공적이라면 황-유 담판 회동이 이어지며 통합신당의 핵심 골격이 나타날 전망이다. 반면 끝내 협상 결렬에 이를 경우 각자도생에 나설 수밖에 없다.

양측 협상은 '정중동' 상태다. 터놓고 대화하고 있지만 아직 물꼬는 트이지 않고 있다. 장애물은 결국 '기득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중심의 대통합을 구상하는 황 대표와 새로운 집을 짓자는 유 의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혁통위 통합신당 개문발차…관건은 한국-새보수 협상

혁통위는 이날 국회에서 1차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통합신당의 가치와 과제 등 기본 골격을 발표했다. 혁통위 로드맵은 2월 초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중순 신당 출범으로 짜여져 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월20일 전에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황교안 대표,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옛 안철수계 인사, 시민사회 단체 약 500개가 참석했다. 하지만 정작 황 대표의 카운트파트너인 유승민 의원은 불참했다. 양당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혁통위의 통합신당 로드맵이 '계획'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의 논의 결과에 따라 통합의 형태는 천지차이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당 간 통합 협의체는 지난달 20일 출범해 물밑 대화 중이다.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진전은 서로의 속내를 그나마 터놨다는 점이다. 하지만 양당 간 양보할 수 없는 문제도 더욱 명확해진 양상이다.


장애물은 결국 통합에 대한 시각차인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여전히 한국당을 중심으로 새보수당, 전진당, 우리공화당, 시민사회단체 등을 포괄하는 '대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3대 원칙(▲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새로운 집 짓기)에 기반한 '새집짓기'를 강조하면서 우리공화당 제외를 명확히 하고 있다. 형태상 소통합이지만, 효과는 대통합만큼의 파괴력이 있다는 시각으로 해석된다.

그 다음은 '기득권'에 달려 있다.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 것이냐 문제다. 유 의원은 최근 "새집 주인도 새사람들로 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통합신당을 차릴 경우 당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황 대표는 당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은 상태다.

통합신당을 차릴 경우 얼마나 보수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한 양측 격론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도로 새누리당'을 방지하기 위해 싹 바꿔야 한다는 유 의원의 입장과 현실적으로 많은 의석과 자산이 있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황 대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셈이다.

◇黃劉 담판 분수령 다음주 초…통합신당, 민주당과 접전

문제는 촉박한 시간이다. 이에 다음주 초가 통합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협의가 끝나서 만난다면 다음주 중에는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금은 말씀드릴 때가 아닌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황-유 회동이 이뤄진다는 것은 협의가 성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끝내 담판이 결렬된다면 각자도생에 나서거나, 추후 선거연대 등으로 느슨한 연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유 의원은 "원칙 없는 통합은 안된다"며 선거연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양당은 긴박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국당 내에선 통합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에 따르면 통합 필요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이견을 보였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먼저 합치고, 총선 후 시민단체까지 아우르는 통합론도 제시됐다"며 "다만 통합신당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촉박한 문제와 이미 지지층에 인식된 '한국당'이라는 간판을 꼭 내려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황 대표가 새보수당과 통합을 우선순위로 인정하면서도, 우리공화당도 버리는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딱히 결론을 제시하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새보수당은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를 5일 구성하기로 했다. 통합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당 차원에선 총선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당이 먼저 공관위를 꾸린 것에 맞불을 놓는데 이어, 통합에 대한 압박카드로 해석된다. 새보수당 한 의원은 "망가진 통합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효과는 여론조사를 통해 입증되는 모습이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수통합신당(한국+새보수)을 선택한 응답은 24.1%로, 민주당(25.8%)과 격차가 오차범위 내(±3.1%포인트)인 1.7%포인트에 불과했다.(응답률 10.1%, 표본오차는 ±3.1%p, 신뢰수준은 95%.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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