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세' 조코비치? 나달 꺾은 팀이라면…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男 단식 격돌

'어딜 넘봐' 노박 조코비치는 역대 호주오픈 결승에서 단 한번의 우승도 내주지 않았을 만큼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올해 대회에서도 5번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까지 올랐다.(사진=연합뉴스)
또 다시 호주의 남자가 웃을 것인가. 차세대 황제의 즉위식이 거행될 것인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의 왕좌에 오를 남자 테니스의 현재와 미래가 격돌한다.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와 '도미네이터'(지배자)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이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100만 호주 달러·약 570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맞붙는다. 오는 2일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이 빅매치에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승까지 둘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첫 경기 이후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으며 순항한 반면 팀은 잇따라 격전을 치렀다. 랭킹에 따른 시드 배정의 차이가 있었다.

조코비치는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와 4강전이 고비였지만 3 대 0으로 이겼다. 통산 50번째 맞대결에서 조코비치는 한국 나이로 불혹에 접어든 페더러를 압도했다. 페더러는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100위·미국)에 7번이나 매치 포인트를 내준 끝에 3 대 2로 신승했고, 앞서 3회전에서도 존 밀먼(47위·호주)에 5세트 타이브레이크 4 대 8까지 뒤지다 뒤집는 격전을 치러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다.

반면 팀은 연이어 강적들을 힘겹게 넘어야 했다.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4시간 10분 접전 끝에 3 대 1로 눌렀고, 4강전에서도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를 3시간 42분 만에 3 대 1로 제압했다.

모든 조건들이 조코비치의 우세를 가늠하게 만든다. 순탄하게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지난달 30일 4강전을 치러 이틀을 온전히 쉴 수 있지만 팀은 격전 뒤 하루만 휴식을 취하고 최강의 상대를 만나야 하는 불리한 처지다.


더욱이 호주는 조코비치의 땅이나 다름없다. 조코비치는 통산 메이저 대회 16회 우승 중 거의 절반을 호주오픈에서 차지했다. 7번이나 우승했는데 특히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4강과 결승에서 진 적이 없다. '흙신' 나달에게 12번 우승한 클레이코트의 프랑스오픈이, 페더러에게 8번이나 정상을 안긴 잔디 코트의 윔블던이 있다면 조코비치에게는 하드 코트의 호주오픈이 있었다.

'나 대신 우승해줘' 도미니크 팀(왼쪽)은 올해 호주오픈 8강에서 최근 2년 연속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패했던 나달을 넘어서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기회를 다시 얻었다. 사진은 8강전 뒤 나달이 팀을 격려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다만 팀은 절정의 체력으로 무결점 사나이에게 도전한다. 올해 27살의 팀은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가공할 체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33살의 조코비치에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무기다.

일정의 불리함이 있지만 6살의 나이 차이를 감안하면 체력적으로는 같은 조건으로 볼 수 있다. 나달과 8강전에서 팀은 세 차례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승리로 이끄는 등 승부처에서 더욱 투지를 불태웠다.

둘의 상대 전적도 비슷하다. 조코비치가 6승4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팀이 모두 이겼다.

여기에 팀에게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작용하고 있다. 팀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16번 우승했지만 그랜드슬램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8, 2019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올랐지만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호주에서 다시 8번째 정상을 노리는 조코비치와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정조준하는 팀. 나달, 페더러까지 빅3의 자존심을 조코비치가 지킬지, 세대 교체의 기수 팀이 그 아성을 무너뜨릴지 둘의 11번째 대결이 테니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