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법무부가 직접수사부서의 인원과 파견을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수사팀 증원에 반대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일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수사를 담당하는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 부서 증원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해당 부서는 지난달 29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관계자 13명을 줄줄이 불구속기소했다.
많은 인원이 기소됐고 수사 양이 방대한만큼 수사팀은 공소유지를 위해 충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사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지검장이 이같은 수사팀의 요구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재한 간부회의에서 백 전 비서관 등 기소에 대해 홀로 '기소 보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사법처리를 하자는 주장이었다.
지난달 23일에도 이 지검장은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두고도 수사팀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송경호 3차장검사는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최 비서관을 기소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지검장은 대면조사 후 결정하라며 기소 결정을 미뤘다. 결국 윤 총장이 직권으로 기소 결정을 내렸다.
수사팀과 번번이 대립각을 세워 온 이 지검장이 해당 수사의 공소유지를 위해 부서를 증원해줄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지검의 부서 내 인원배치 등은 이 지검장 소관이다.
이 지검장은 취임 때부터 '수사권의 절제'를 강조하며 법무부의 검찰개혁 취지와 발을 맞추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에서 피의자 기소 전 대면조사를 강조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검찰의 직접수사부서 무제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인원을 제한하고 파견검사를 막는 법 규정을 만들라고 권고한 바 있다. 조국 전 장관 당시 법무부도 이같은 권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개혁위는 "현재 대검 예규에서 불가피한 경우 수사팀을 무제한 증원할 수 있어 이를 제한하는 내용과 함께 규범력이 더 높은 대통령령 또는 법무부령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권고는 직접수사부서의 경우 부장을 제외하고 검사를 5명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증원이 불가피하다면 원래 소속된 검사 인원보다 1/2을 초과할 수 없도록 상한 인원을 정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현재 공공수사2부는 1명이 법무부로 인사이동을 해 7명인 상황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이미 2명이 초과한 상태인 데다 증원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를 파견받겠다는 구상도 맞지 않게 된다. 앞서 윤 총장은 타 청에서 근무하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 인원을 직무대리로 발령 내 공판에 참여하도록 지시했다.
수사팀은 공소유지와 함께 오는 4·15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선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계속 갈등을 빚어온 이 지검장이 수사팀 요구에 불응할 경우 불필요한 갈등이나 불협화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