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확진자가 늘어나고 2·3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물론 주말을 맞아 도심에 나온 일반인들까지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고, 가뜩이나 번지고 있는 공포심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경찰에 따르면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범투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는 지난해 개천절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평소 주최측 추산 약 3만명씩 운집하던 참가 인원은 이틀전 전광훈 목사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연임 성공으로 이날 특히 불어날 전망이다. 범투본 관계자는 "가늠할 수는 없지만 10만명 정도가 참석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요즘처럼 감염 우려로 전국이 비상인 시점에서 대규모 인원을 도심 한복판에 불러 모으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꼬집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 한 대학병원 의사는 "참가자들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데다 이들이 우한 폐렴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노출됐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된 채로 불특정 다수를 한곳에 집결하는 건 질병 관리 차원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추가 감염이 어떤 경로로 확산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예방 지침도 없이 수만명의 인원이 한곳에 머무르고 도심 행진까지 진행하는 건 일반인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만 줄 수 있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며칠새 정부와 기업까지 나서 예정된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는 감염 확산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차원에서 지역 내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했고, 군에서는 예비군 훈련마저도 중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범투본은 여전히 감염 우려보다는 집회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범투본 관계자는 "불안하면 끝이 없고, 그렇게 따지면 방안에만 콕 박혀 있어야 한다"며 "마스크를 쓰라고 권장은 하지만 우한 폐렴 때문에 집회 참석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집회는 무조건 이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