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전개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른 업무계획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6%내외에서 4%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통화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오현희 경제분석관은 1일 "중국의 성장둔화는 대중국 교역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국으로 전체 수출의 24.9%, 전체수입의 21.4%를 차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국의 GDP가 1%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1분기 대중국 수출은 0.5%, GDP는 0.2% 각각 줄어들고 그 효과가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중국의 수출이 1% 줄어들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분기 0.7% 감소하고 3분기까지 이런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소비가 얼어붙고 있는 것도 악재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가 소비심리에 미칠 파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고 경기둔화의 폭도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2003년 4월 우리나라에 첫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자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4.00%로 내렸다.
또 2015년 5월에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사례가 있다.
기준금리에 대해 한은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가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도 신종 코로나가 아직까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세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반등에 대한 신호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신종 코로나가 덮치면서 경기개선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각종 산업활동동향 관련 지표가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나면 통화당국의 금리인하설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2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바 있다.
금통위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인하 가능성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금리를 또다시 인하하면 차입비용을 낮출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랜 기간 저금리가 이어져온 상황에서는 금리를 추가로 낮춰도 경기반등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는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 앞으로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은 향후 신종 코로나 전개 상황과 경기흐름,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