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무산되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도 회장 도전 무산될듯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통해 시간벌기 가능성도
금감원과 정면충돌은 부담 크고 명분도 부족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에 대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의 경영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림에 따라 손 회장의 회장직 연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감원은 30일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불완전판매 관련 부문 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심의 결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DLF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에게 모두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DLF 판매 과정에서 대규모 불완전판매가 자행되고 그에따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데 대해 당시 은행장이었던 두사람에게 '경영책임'을 물은 것이다.


문책 경고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제재로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하다. 금감원은 앞서 두 사람에게 이미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상태다.

이에따라 우선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 회장은 금감원 제재심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12월에 단독 후보로 차기 회장에 추천된 상태다.

개인에 대한 문책경고 이하 제재는 금감원장 전결사항으로 윤석헌 원장이 조만간 제재안을 결재해 손 회장에게 통보되면 바로 제재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통상 개인과 기관 제재는 한꺼번에 통보한다는 점에서 금융위원회가 결정권을 가진 우리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안 심의가 늦어질 경우 손 회장에게 제재결과가 통보되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금감원은 기존 관례를 따르지 않고 개인과 기관 제재안을 분리해 개인 제재결과를 먼저 통보할 계획이기 때문에 조만간 제재의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오는 3월 주총에서 손 회장의 연임이 최종 결정되기 전까지 제재의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그의 연임 도전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손 회장이 법원에 금감원의 제재결과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제재안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연임 절차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감독당국인 금감원의 결정에 맞서 정면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손 회장은 물론 우리금융 조직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외통수다.

여기다 DLF 사태의 경우 은행의 불법행위가 원인이 됐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제재결과를 가지고 금감원에 맞설 명분도 부족하다.

다만, 앞서 중징계가 예고된 상태에서도 우리금융 측이 손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외통수도 이미 고려한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함 부회장 역시 같은 이유로 회장 도전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은 한마디로 더 이상 금융사 수장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자중하라는 얘기"라며 "그런데 이에 불복해 소송전으로 갈 경우 그 결과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