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평택시 365연합의원 인근. 영상 10도, 미세먼지 상태 '좋음'. 외출하기 딱 좋은 날씨였지만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오히려 스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텅 빈 상점들, 상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 근처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4‧여)씨는 "방학때면 학생들이 많이 왔다갔다하면서 떡볶이도 먹고 분식도 사먹는데 아예 학생들이 없다"며 "매출도 홀에서 15만원 정도 나왔었는데, 지금은 5만원도 안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바이러스가 침이나 콧물 같은 '비말'로 전파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사우나는 직격탄을 맞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받고 있던 사우나 직원은 "며칠 전부터 (손님이) 절반 넘게 줄었다"며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역시 방문객들이 급격히 줄어 활기를 잃었다.
병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서정리 전통시장은 이날 124개 점포 중 30여곳이 문을 열지 않았다. 상인회는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에 한 번씩 시장 전체를 소독하고 있지만 아예 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 4시쯤, 저녁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었지만 시장은 너무나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반찬 가게 사장 박모(62‧여)씨는 "손님이 아예 없다. 갑작스럽게 너무 많이 줄었다"며 "너무 사람 없어서 장사하는 사람도 몇 명 안 나오고, 일찍 문을 닫는다. 한 6시면 다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도 냉랭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마트측은 방문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매장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했고, 감염 우려가 있는 시식코너도 모두 철수했다.
하지만 매장 안에는 간혹 마스크를 한 방문객 몇몇만 눈에 띨 정도로 평소에 비해 썰렁했다.
마트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눈에 띠게 줄었다"며 "확진자가 나온 뒤 시식코너는 회상 자체적으로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와 당분간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트를 찾은 주민들도 외출 자체에 대한 불안함을 드러내며,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부 윤모(67)씨는 "(확진자 발표 이후) 그래도 살 건 사야 되서 오늘 처음 나왔다"며 "최대한 외출을 자재하려 한다"고 감염에 대해 불안해했다.
비슷한 시각, 세 번째 확진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인근 상권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시름을 겪고 있었다.
고양시 화정동에서 돈가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7‧여)씨는 "40~50% 줄었다. 나는 감기 걸려서 기침하는데 손님들이 깜짝깜짝 놀란다"며 "사스 때보다 이번이 경기가 안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타격이 제일 큰 것 같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감염 예방에 필수품인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팔고 있는 약국만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스크와 손소독제 두 제품의 판매만 늘었을 뿐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 전체적인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명지병원 근처 한 약국의 김모 약사는 "마스크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고, 손소독제는 공장에도 재고가 없어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명지병원) 외래 환자가 급감하면서 약국을 찾는 사람들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지병원의 외래환자는 설 명절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세 번째 확진자가 격리 수용된 이후 외래환자의 예약 취소가 50%, 수술 취소가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