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이 지난 30일 오전 찾은 양양국제공항에는 무거운 적막감이 맴돌았다. 불과 두 달여 전만 해도 삼삼오오 모인 중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날 찾은 공항에는 한 두명의 사람만이 듬성듬성 눈에 띄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얀 마스크를 쓴 항공사 직원들을 통해서도 확연히 달라진 풍경을 엿볼 수 있었다.
1층에 마련된 환전소에는 이용객이 없는 탓인지 오전 시간임에도 문이 닫혀 있었다. 중국 관광객들이 입국하던 곳은 아예 불이 꺼져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를 실감케 했다.
아이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온 장혜인(여.41)씨는 "지난 23일에 설을 쇠러 시댁인 양양을 방문했는데 어쨌든 집에 돌아가야해 공항에 왔다"며 "항공사 직원분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보니 사안의 심각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중국 국적기인 룽에어에서 주 2회 운항하던 항저우~양양, 양양~닝보 정기노선은 지난 27일을 마지막으로 잠정 중단됐다. 정기편 운항 시작 두 달여 만이다.
해당 노선은 오는 3월 28일까지 운항이 중단됐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따라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룽에어 항공사는 바로 다음 달인 오는 2월 상해 노선을 취항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잠정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항공사 양양공항 등에 따르면 오는 2월에만 제주 편을 예약한 이들이 천명 정도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선 대만으로 향하는 항공노선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선보다는 큰 타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확산 추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항공사 양양공항 최병순 공항장은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양양국제공항에는 부정기로 운항하는 항공사가 태반이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룽에어 항공사가 처음으로 정기 편을 뒀고, 이어 플라이강원도 국제선 대만 취항에 이어 중국 노선을 구상하며 모처럼 공항이 활기를 띠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저희를 포함해 현재 전국 14개 공항 자체가 비상"이라며 "검역·방역에 구멍이 뚫리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자체 방역과 소독 등에 만전을 기울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속초시와 삼척시도 신종 코로나 감염병의 조기 발견과 전파방지를 위해 비상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