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신문로2가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10대에 노래를 시작했고 20대에 데뷔했다. 50년이 되었다는 것이 감격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길거리에 있는 전파상에서 주로 나오던 노래가 외국 노래였어요. '특이하다' '좋다'고만 느꼈다가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됐죠. 음악을 잠시 그만둔 적도 있지만 저에게 음악은 가장 제 가슴을 울리게 해주는 것이에요"
"예술에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 중 음악이 가장 사람들과 친근히 소통할 수 있는 장르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물론 다른 예술 장르들도 훌륭하지만 콘서트장 같은 곳에서 수만 명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아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음악밖에 없다는 생각이에요"
지금도 늘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이장희는 음악을 시작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모든 걸 다 잊은 채 노래하며 음악 속에 들어가는 순간 뿌듯함을 느껴요. 음악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죠. 전 음악이 늘 좋았어요"
데뷔한 지는 어느덧 50년이 넘었지만 이장희는 많은 활동을 펼친 가수는 아니다.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돼 음악을 내려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뒤 레스토랑, 의류업, 라디오코리아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가로 일하던 그는 2004년 울릉도에 새로운 터전을 잡았고 2011년 신곡 '울릉도는 나의 천국'을 발표하며 다시 음악인으로 돌아왔다.
그는 3월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나의 노래, 나의 인생'을 연다.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 등 오랜 음악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음악 인생을 총망라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제 음악 인생을 총정리하면서 그간 겪어온 굴곡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네요"
이장희는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기자간담회 말미에 그는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면서 느낀 감정을 녹여낸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제 나이가 일흔이 넘었어요. 그런 만큼 쓸쓸함, 허전함, 평화로움, 행복 등 붉게 타오르는 황혼기를 보내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낸 아름다운 혹은 가슴 아픈 노래를 만들 계획이에요. 나이가 있는 만큼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씩 걸으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목소리를 이렇게 잘 낼 수 있는 걸 보면 목소리만큼은 타고난 게 아닌가 싶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