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스위스 제네바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유엔 서버 수십 대가 지난해 여름 해킹된 사실을 인정했다.
유엔은 '새로운 인도주의'라는 단체가 이같은 내용의 유엔 기밀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히자 이를 확인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 정보기술국이 지난해 9월 20일 작성한 것으로, 유엔 서버 42대가 해킹으로 악영향을 받았고 다른 서버 25대도 같은 피해가 의심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공격을 당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 가운데는 전 세계에서 인권 유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온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포함됐다.
인권 관련 기구의 서버 가운데 해킹 피해를 본 건 3대로 알려졌으나 OHCHR은 "민감한 자료나 기밀 정보는 없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인도주의'는 해커들의 이번 사이버 공격을 "국제기구에 영향을 미친 가장 큰 공격 중 하나"라며 중요 자료 유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매일 여러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이 획기적인 사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엔은 직원들에게조차 사이버 공격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유엔 관리는 "이번 사이버 공격의 수법이 정교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특정 국가가 배후에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 정보보안 전문가는 "이번 침투는 분명히 첩보 행위로 보인다"면서도 "네트워크 로그 기록을 말끔히 지운 것으로 볼 때 미국, 러시아, 중국 요원들의 소행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유엔 해킹 사태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이버 첩보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