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의 눈물 "코비는 불멸의 존재로 남기를 희망했다"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 인근 지역의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 인파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때 미국프로농구(NBA)에 '서코비 동티맥' 시대가 있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서부컨퍼런스를 대표하는 슈팅가드였다면 트레이시 맥그레디는 동부컨퍼런스의 간판 슈팅가드였다.


둘은 선의의 라이벌이었다. 나란히 고등학교를 마치고 NBA에 직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고 두 선수가 시즌 평균 득점 1위 자리를 양분하던 시절도 있었다.

맥그레디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다음날인 28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에 출연해 코비와 나눴던 추억을 소개하며 눈물을 흘렸다.

맥그레디는 "코비가 어렸을 때였다.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코비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항상 이런 말을 했다. 자기는 일찍 죽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진행자는 크게 놀라며 "정말인가?"라며 반문했다. 맥그레디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나이가 매우 어렸을 때 했던 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맥그레디는 "코비는 일찍 죽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불멸의 존재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마이클 조던보다 더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자신은 일찍 죽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성숙한 어른이 되기 전, 아마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남긴 말이었을 것이다. '티맥'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진행자 역시 울컥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맥그레디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고 소식을 접했다며 믿을 수 없었고 비통한 심정이었고 전했다.

맥그레디는 자신보다 1년 먼저 고등학교를 마치고 NBA에 직행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없었다면 프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비에게 자주 연락했고 그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했다고 전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선수가 바로 트레이시 맥그레디였다고 밝힌 바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신인드래프트 13순위로 지명된 1996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고 트레이시 맥그레디와 더불어 2000년대 최고의 슈팅가드로 활약했던 앨런 아이버슨 역시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아이버슨은 자신의 SNS에 "NBA에 데뷔해 처음으로 LA 원정을 간 날이었다. 코비가 호텔로 찾아와 나를 식당으로 데려갔다. 헤어지기 전 코비가 내게 이제 뭘 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클럽에 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코비에게 넌 뭘 할 거냐고 묻자 그는 체육관에 갈 거라고 답했다"고 적었다.

이어 "코비는 항상 그랬다. '맘바 멘탈리티(Mamba mentality)'와 그가 인생을 사는 방식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코비를 경쟁자로서, 친구로서, 형제로서 언제나 존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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