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규모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명절 대목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돼 버렸다.
충북 청주시 수곡동 두꺼비 시장 상인들은 이번 설 명절 대목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인근에 우후죽순 들어선 중형 마트에 밀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두꺼비 시장 김병무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명절 대목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시장을 찾는 발길이 너무 줄었다"며 "인근에 또 큼직한 식자재마트까지 들어서면 그야말로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미 두꺼비 시장 60여 점포 가운데 10여 곳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아 공실로 남아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정치인들이 반가울 수만 있겠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상인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법 상 제재를 받는 대형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과 달리 300㎡ 이상 식품판매장은 별다른 제한 기준이 없어 이들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죽기 살기로 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거나 현수막을 내걸어 보기도 하지만, 관계 기관은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어 이마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건 현수막 20여 장도 고작 하루, 이틀 만에 모두 철거돼 남아있는 것이라곤 시장 앞에 걸린 2~3장이 전부다.
이에 두꺼비 시장 상인들은 무분별하게 들어서며 영세 상인을 옥죄는 중형 마트에 대해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태세다.
김 회장은 "조만간 연합회와 함께 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상생 방안을 촉구하는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에서 영업 중인 300㎡ 이상의 중형 마트만 무려 110여 곳.
지난해에만 벌써 10곳이 새롭게 문을 열어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지만, 소상공인과의 상생은 여전히 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