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간장 새 제품에 섞어 유통…가공 중 구더기까지

직원들 영상 공개…된장 가공 과정에 바퀴벌레·구더기 뒤섞여
업체 "사실무근·반품 제품 폐기 처리한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절대 식당에서 된장이나 고추장을 먹지 않습니다."

대구 지역 한 장류 전문 제조업체가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 들어온 제품을 재가공해 유통했다는 내부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장류 전문 업체 A사 전·현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사는 간장, 된장 등 출하한 장류가 갈변, 유통기한 도과, 이물질 발견, 맛 변이 등 사유로 반품되면 노란 통에 보관했다가 작업일에 새제품과 섞어 포장했다.

반품된 제품에서는 못, 나사, 플라스틱, 비닐, 천 조각 등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일들은 십수년간 간부급에서 진행했고, 비정규직인 사원들은 알고도 모른 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과 사진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간장 제품을 상자에서 빼내 새 제품과 섞으려고 준비하는 작업자들 모습이 나온다.

2016년 12월 촬영한 동영상은 직원들이 유통기한(2016년 5월 19일)이 7개월 지난 조선간장을 새제품과 섞어 완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또 된장 새 제품 가공 과정에서 구더기와 바퀴벌레가 함께 갈리는 장면도 있다.

이들은 "B계장이 지게차로 반품된 된장을 이송해 주면 C차장이 정상 제품과 반품 제품을 섞어 완제품으로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고 했다.

동영상을 찍은 한 관계자는 "유통기한 지난 반품 간장을 섞어서 완제품으로 부당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찍었다"며 "해도 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짜장 완제품을 끓이며 냉각하다가 한 솥에 반품 짜장 2∼3포를 D과장이 넣었다"며 "식약처는 형식적으로만 현장을 단속해 이러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만든 완제품은 대부분 대구, 경북, 부산 지역 대리점을 거쳐 일선 학교나 병원, 식당 등에 도매로 판매됐다고 한다. 식자재 마트나 대형마트에도 일부 공급됐다.

A사 측은 "사실무근이며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반품 제품이 들어오면 용기 안에서 다 빼내 폐기 처리한다"며 "반품 들어온 양이 별로 없어 굳이 재사용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러한 정보를 파악하고 A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술서를 받는 등 수사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 한 관계자는 "증거를 확보하면서 구체적인 서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혐의 사실이 구체화하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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