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운영된 해당 농장은 최근 동물권단체 케어의 고발로 세상에 알려졌다. 케어에 따르면 이 농장은 도축하고 남은 개의 내장과 사체 일부를 어미개와 어린 강아지 5마리에게 먹이로 제공했다.
케어는 "말라 비틀어진 앙상한 어미에게서는 더 이상 젖도 나오지 않았다. 굶주림에 지친 아기 강아지들은 날카로운 발톱이 그대로 붙어있는, 절단된 개 발바닥을 어미 젖 대신 뜯고 있었다. 모든 개들에게 주어지는 먹이는 죽은 개들의 내장, 발, 얼굴, 혀 등이었다"라고 농장 안 개들이 처한 상황을 전했다.
케어와 함께 이 농장에 방문했던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da****)은 20일 자신의 SNS에 "주인에게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하자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태도에 놀랐다. 개를 잡고 나머지 것들을 어떡해야 하느냐며 버리는 것도 불법이라고 하더라. 삶아서 개와 고양이에게 준다고 한다"라고 별다른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한 농장 주인을 지탄했다.
현재 해당 농장의 개 13마리는 경기 안성시가 긴급격리조치를 발동해 위탁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보호 조치 중이지만 28일까지 소유권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농장 주인에게 도로 반환해야 한다.
안성시청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위탁동물병원에서 개들을 보호 중인데 만약 소유자인 농장주가 반환 요청을 하면 28일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케어 측에서 입양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긴급격리조치를 발동한 것은 개 도축 사체를 먹이로 주는 행위가 '학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농장이 행정적으로 불법적인 시설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그런 먹이를 제공하는 것은 동물학대 피해라고 지자체에서 판단을 했다. 농장주도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조치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학대 사례가 발생해도 농장 폐쇄까지는 어려움이 따른다.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개 도축과 관련된 조항이 아예 없어 불법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규정이 없으니 불법이라고 확실하게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 개 도축 관련 법안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방치된 채로 여전히 공백 상태다. 현실적으로 폐업시키기는 어렵고 먹이 개선 등 관리를 잘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