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3일 오전 고검검사급 검사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총 759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고검검사급 검사는 전체 680명 중 252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실시했다. 일반검사의 경우 461명에 대해 정례 전보인사를 냈고 사법연수원 49기 수료자 등 총 36명을 신입으로 임용했다.
◇ '靑겨냥 수사팀·조국 수사팀' 차장검사 전원 '물갈이'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현 정권 수사팀이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등 사건을 담당했던 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모두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담당한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 지청장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사건을 담당한 홍승욱 동부지검 차장도 천안지청 지청장으로 발령났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사건을 맡은 신자용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전보됐다.
다만 산하의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과 이정섭 동부지검 형사6부장 등 일부 부장검사 자리는 유임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를 담당한 송경호 중앙지검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고형곤 반부패수사 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지휘계통에 있는 차장 검사는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등은 대부분 유임시켜 기존의 수사 및 공판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현안사건 수사와 공판의 연속성을 고려했다고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라임 사건·포항지진 사건 등 부서를 유지·재배당해 수사에 차질을 빚지 않게 했다고 밝혔다.
신임 서울중앙지검 1·2·3·4차장에는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과 이수근 부장검사,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 및 직제개편 △검사장 승진에 따른 후속 인사 △조직안정 도모를 들었다.
우선 2018년부터 직접수사부서가 단계적으로 축소됐고 최근 공수처 설치법과 수사권조정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형사·공판부 확대를 위해 직접수사부서를 줄였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이 통과돼 전국 212개 부서 중 77개 부서의 직제가 변동된 바 있다.
앞서 해당 직제개편이 검찰 중간간부의 필수보직기간(1년)을 회피하고 정권 겨냥 수사팀 등을 해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해왔지만 신임 장관 취임 등으로 지연됐던 것"이라며 "실제 현안사건 수사팀은 대부분 유임했다"고 해명했다.
검사장 승진에 따른 후속인사라는 배경도 작용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8일 대검검사 32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인사를 단행해 결원이 발생한 바 있다.
또 법무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조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도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특수부 등 특정 부서 출신 검사들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돼 일선의 많은 검사들이 우대받지 못해 이번 인사로 바로잡았다는 주장이다. 당시 50여명의 검찰 중간간부들이 사직했다는 배경도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인권·민생 중심의 형사·공판부 검사를 우대했다고도 밝혔다.
우수 인권검사로 법무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한 검사나 임관 이후 대부분을 형사·공판부에서 근무한 검사들을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법무부, 대검 및 중앙지검 등의 우수검사들을 전국의 지방으로 발령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일선 형사부 업무역량을 강화해 모든 국민들에게 고품질의 형사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수 검사들을 전국 검찰청에 균형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성검사를 발탁하고 출산·육아 등 인사고충을 적극 반영했다고도 밝혔다.
형사정책연구원으로 파견됐던 박은정 검사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여주지청장이었던 박지영 검사는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등으로 발령났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는 한윤경·오정희·김지연·김희경 검사가 대거 입성했다.
특히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법무부에 배치돼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