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팔던 동포 1.5세, 한인 첫 NBA구단주

주세훈 렌위치그룹 대표 "NBA구단주는 美 주류사회 진입 의미"
"한인 1.5세와 2세 위해 열정 쏟을 것"

30여년 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창업한 한인 1.5세가 미국프로농구(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구단주에 오르는 성공신화를 썼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큰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과거 '레니스') 대표이자 NBA 밀워키 벅스 구단주의 일원인 주세훈(미국명 레니 주·56)씨.

NBA 구단주의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주 대표는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밀워키 벅스의 가치가 1조4천억원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가 연고지로 1968년 창단된 밀워키 벅스는 NBA 역대 창단 이후 가장 빠른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팀이다. 역대 한차례 우승한 밀워키는 2019∼2020 시즌에는 동부 콘퍼런스에서 22일 현재 39승 6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 가운데 선망의 대상인 NBA 구단주가 됐다는 것은 부와 명예 이상의 미국 주류사회 진입을 의미한다고 주 대표는 설명했다.

5남매의 장남으로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난 후 서울에서 성장한 그는 20세때인 198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와서 낮에는 대학을 다니고 밤에는 택시 운전을 비롯해 생선가게 점원, 채소 운반, 샌드위치 가게 아르바이트 등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6년 후 1989년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에 49.6㎡규모의 샌드위치 가게 '레니스'를 창업하면서 30년째 외길을 걸어왔다. 장사가 가장 안 되는 날인 성탄절 하루만 쉬고 364일 동안 일만 했다. 매일 새벽 5시 가게에 나와 준비하고 6시에 오픈하면 오후 9시 문 닫을 때까지 쉬지 않고 샌드위치를 팔았다.

그 결과 지금은 남동생 브라이언 주 씨를 비롯해 직원 600여명과 함께 뉴욕에서만 19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렌위치' 그룹 대표가 됐다. 연간 400만개의 샌드위치를 팔아 5천만 달러(583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주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철저하게 주류사회와 어울렸다. 특히 빌리언에어(10억 달러) 이너서클인 유대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인지도를 쌓았다고 했다.

농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용기가 있는 유대인 친구와 함께 타고 가 관람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밀워키 벅스의 구단주 일원이었던 이 유대인 친구가 구단주가 되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는 "렌위치를 '요식업계의 구글'로 만들겠다"며 "고객 만족은 직원 만족에서 온다"고 말했다.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 매년 한차례 반드시 한국을 찾고 있다는 주 대표는 앞으로도 샌드위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국인으로 남고 싶어했다.

주 대표는 "성공한 한국인들이 어느 정도 벌면 좋은 차를 사고, 큰 집을 사서 빨리 쉬려고 하는데, 그 생활이 얼마나 오래가겠느냐"고 반문한 후 "나는 미국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음식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니 앞으로도 이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부터는 한인사회에도 눈을 돌리겠다. 특히 1.5세와 2세들을 위해 열정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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